강석훈 회장 간담회서 밝혀 “해외투자 ‘한국형 테마섹’ 필요”
KDB산업은행의 HMM(옛 현대상선) 경영권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복수의 인수 후보군을 확인한 산업은행은 이르면 올해 안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사진)은 2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강 회장은 “(HMM 인수에) 관심 있는 기업이 적지 않다”며 “매각 작업이 차질 없이 수행된다면 연내 SPA 체결도 가능하리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지분 20.69%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몸값이 최대 10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HMM의 인수 후보군으로는 LX그룹과 CJ대한통운 등 국내 대기업이 거론돼 왔다. 이와 관련해 강 회장은 “3면이 바다인 한국에서 국적 컨테이너 선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한국 해운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자금 동원 및 경영 능력이 있는 주체가 인수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강 회장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처럼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인 해외 직접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싱가포르는 테마섹을 통해 국가 미래 산업의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 산업은행, 국민연금 등이 머리를 맞대고 한국형 테마섹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