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때 침몰 獨전함서 인양 “나쁜 역사도 그대로 보존해야”
우루과이 정부가 바다에서 건져 올렸던 ‘나치 독수리상’(사진)을 ‘평화의 비둘기상’으로 만들려던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나쁜 역사라도 있는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셌기 때문이다.
우루과이 일간지 라디아리아 등에 따르면 18일 루이스 라카예 포우 우루과이 대통령은 계획 철회를 발표하며 “평화를 위해선 단합이 가장 중요한데 대다수의 사람이 평화의 비둘기상으로 만드는 방안을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나치 문양이 새겨진 이 독수리상은 2006년 인양된 후 꾸준히 논란이 돼 왔다. 무게가 350kg을 넘는 이 독수리상은 제2차 세계대전 초기 우루과이 해안에서 침몰한 독일 전함 ‘그라프 슈페’함의 선미 부분에 부착돼 있던 것이다. 2006년 민간 인양업자들이 전함의 잔해를 건져내며 독수리상도 함께 인양했다. 이후 독수리상의 소유권을 놓고 우루과이 정부와 인양업체 측이 수년간 법적 공방을 벌이다가 최근 우루과이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