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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졸업생 취업후 연봉 공개해 학생 주도 대학평가를”

입력 | 2023-06-21 03:00:00

“정부주도 대학개혁은 한계에 달해
학생이 대학 선별… 구조조정 유도”




졸업생의 취업 후 연봉 등을 공개해 교육부가 아닌 학생이 대학을 평가·구조조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제안이 나왔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20일 ‘수요자 중심의 대학 구조개혁’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2021년 142만 명인 대학 재학생은 약 20년 후인 2045년에는 69만∼83만 명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할 전망이다. KDI는 재정지원과 연계해 정원 감축을 유도하는 정부 주도의 대학 구조개혁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분석했다. 지역 균형발전 등 정치적 고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정부가 어떤 분야의 전공 인원을 늘릴지 판단하는 방식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이에 KDI는 학생들이 주체가 돼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교수들은 구조조정에 심하게 반발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다. 특히 국립대 교직원은 공무원 신분으로 평생고용을 보장받으므로 어렵고 힘든 구조조정을 꾀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것. 다만, 학생들이 대학을 선별하려면 졸업생의 취업 후 연봉 등의 핵심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통해 졸업생의 연봉을 파악하고 있는 교육부는 2018년 공개 방침을 밝혔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KDI는 등록금과 수도권 입학정원 규제도 완화하거나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쟁력 있는 대학이 재원을 확보해 다른 대학과의 격차를 벌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 수도권 입학정원 규제는 비수도권 학생이 수도권에서 공부할 기회를 축소한다고 봤다. 특히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수도권 국립대에 대해서는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장학금 지원을 늘리는 대신 등록금을 인상하고 정부 지원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