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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佛마크롱에 “2차 전지·배터리 상호투자 확대…韓기업 차별 안 돼”

입력 | 2023-06-21 07:43:00

"프랑스, 사실상 국빈에 준하는 노력"
"北도발 강력규탄…단호한 대응 필요"
尹, 내년께 마크롱 韓으로 초청할 것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경제안보와 미래 전략산업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자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유럽연합(EU)의 신규 무역 법안이 우리 기업에 차별적 조치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이날 오후 파리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순방에 동행한 취재진을 만나 이날 진행된 ‘한-프랑스 정상회담’에 대해 설명했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 엘리제궁에서 약 2시간 동안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 측은 공식환영식, 오찬, 환송 시 군악대 연주 등 제한된 시간 내에서 사실상 국빈에 준하는 노력을 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특히 공식 양자 방문을 위해 프랑스를 찾은 게 아닌데도 정상회담이 이뤄진 데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 차장은 “예를 들어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를 실무 방문했는데 단독 양자회담은 갖지 않았다.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세계기후변화총회 참석을 위해 실무 방문했다. 프랑스 정상과의 회담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정상회담이) 성사된 건 윤 대통령의 방문에 대한 프랑스 측의 협력 기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회담을 통해 첨단산업 부분의 협력을 논의했다.

김 차장은 “양 정상은 2차 전지, 배터리 등 상호 투자 확대에 있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며 “이런 점에서 윤 대통령은 유럽연합(EU)가 추진 중인 신규 무역 입법조치들이 우리 기업에 차별적 조치를 가져오지 않도록 마크롱 대통령의 각별한 관심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우주분야의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우리나라가 한국판 나사(미 항공우주국·NASA)로 불리는 항공우주청(KASA) 창설을 준비 중인 가운데 양국의 협력 방안을 찾기로 했다.

아울러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과 수소에너지, 청정에너지 기술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 차장은 “한국과 프랑스는 각자가 강점을 지닌 첨단기술 분야의 협력으로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한의 도발에는 힘을 합쳐 공조하자고 밝혔다. 김 차장은 “양 정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북한의 반복적인 도발을 강력하게 규탄했다”며 “불법적인 행동에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특히 차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한국은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국제 안보 문제에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중국을 첨단 반도체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미국의 ‘디커플링(분리)’ 또는 ‘디리스킹(대중국 의존도 완화)’에 대해 양국 정상은 “우방국들이 서로 공조하자”고 합의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디커플링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정치외교적으로 그렇게 맞는 표현은 아니다. (이에 대해) 프랑스를 포함해 많은 나라가 공감한다”면서 다만 “공급망의 다변화는 자국의 경제안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점은 프랑스도 우리나라도 똑같이 느낀다”고 설명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시행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입법은 프랑스나 유럽국가가 그 법안의 취지 자체를 반대한다기 보다, 파급효과로 인해 자국의 경제안보 이익을 저해하는 결과가 오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라고 했다. 또 이는 한국이 걱정하는 부분과도 일치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과 프랑스는 특정 국가에 과도하게 특정 품목을 의존하는 것을 경감시키고 공급망의 다변화를 꾀하면서 우방국들이 공조하자는 데에 오늘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내년 마크롱 대통령을 한국에 초청해 이날 논의한 주요 협력 분야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EXPO) 차기 개최지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를 지지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두 분의 단독회담에 아무도 배석하지 않았으나 (윤 대통령이) 나중에 들려준 말에 의하면 아주 진솔하고 솔직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파악된다”며 “우리나라가 엑스포 유치전에 주요 경쟁국 비해서 상대적으로 늦게 뛰어들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우리가 유치전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사우디에 지지 의사를 표명한 나라기 여럿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와 관계를 중시하는 나라들이 고민에 빠져 있고 11월 (개최지) 투표가 1차 한 번에 끝난다는 보장이 없기에 외교전에서 여러 복잡한 함수를 놓고 사전 비공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엑스포 개최지는 11월 말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179개 회원국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1차 투표에서 개최지로 결정되려면 3분의 2 이상을 득표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1위와 2위 후보 도시 간 결선 투표를 거친다.

[파리·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