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BIE총회 앞서 프랑스 매체 인터뷰 "엑스포, 지구 위한 솔루션 선보이는 플랫폼 돼야"
SK그룹 회장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전 세계 시장의 파편화를 초래하고 있고, 30년 이상 갈등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앞서 지난 19일(현지 시각)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자 2030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이기도 한 최 회장은 “막중한 임무이지만, 대단한 영광이다. 60대에 접어들고 보니 이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것 같다”며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나선 소감을 전했다.
최 회장은 “2030 세계박람회는 경제적 이해관계나 특정 도시를 위한 전시장이 아니라, 지구를 위한 유익한 솔루션을 선보이는 플랫폼이 되야 한다”며 “지금 세계는 기후변화, 전쟁, 기아, 사막화 등 직면한 문제가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미중 갈등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 전망도 내놨다. 최 회장은 “두 강대국의 갈등이 모든 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헤게모니 전쟁인데, 앞으로 3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중 양국에 모두 진출해 있는 SK그룹으로서는 여러 시나리오를 짜고 다각도로 접근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최 회장은 “미중 디커플링 전개 양상에 따라 전략을 조정하기 위해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하며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지정학적 국면이 또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밝혔다. SK그룹의 유럽 내 투자 관련 질문에 최 회장은 “유럽연합이 향후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한다면 투자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유럽 내 반도체 생산 여지를 남겼다.
또 지정학적 경쟁 구도가 ‘시장 파편화’를 초래했고, 기업들도 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지정학적 입지를 보다 다원화해 구축해야 한다며 ”이제 단 하나의 세계시장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이웃나라 일본의 사례를 들며, 한국이 일본과 다른 운명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한국인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에 익숙하다“며 ”신기술과 문화자산 덕분에 일본에 비해 선택지가 더 많다“고 말했다.
특히 한류 열풍과 같은 문화적 요인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 회장은 ”하드웨어인 산업 경쟁력과 소프트파워에 해당하는 문화를 성공적으로 접목시킨다면 한국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