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뉴스1
대리기사가 주차장 한가운데 차를 덩그러니 놓고 떠나 결국 음주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차주에게 항소심 법원이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항소4부(재판장 구창모)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 씨(50)에게 원심 벌금 500만 원을 파기하고 선고유예 판결했다.
선고유예는 유죄로 형을 선고하나 실제로 집행하지 않고 정해진 계도기간을 거쳐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이다.
당시 대리기사 B 씨를 통해 귀가하던 A 씨는 차량 파손이 발생해 B 씨와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B 씨가 말다툼 끝에 차량을 공영주차장 한복판에 놓고 떠나자 A 씨는 차량 통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주차하다가 이를 지켜보던 B 씨에게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A 씨가 2004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 처벌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해 형사처벌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A 씨가 차량 이동을 방해하지 않을 목적으로 이동 주차하는 등 범행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보고 선처하기로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대리기사를 호출해 귀가 중 차량 파손으로 다툼이 있었고 대리기사가 주차장 한복판에 차를 놓고 떠나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음주운전 경위 및 운전 거리 등에 참작할 부분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같은 사안을 음주운전으로 처벌할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