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제주에서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30대 남성이 착륙 전 대구공항 상공에서 비상문을 강제개방하는 사고가 발생해 일부 승객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오후 비상문이 개방된 채 대구공항에 착륙한 항공기가 계류장에 대기하고 있다. 2023.5.26. 뉴스1
비행 중인 항공기의 비상문을 고의로 개방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서경원)는 21일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A 씨(33)를 구속기소 했다.
A 씨는 지난달 26일 낮 12시 35분경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항공기의 비상문을 지상 250m 상공에서 강제로 연 혐의를 받는다. 비상문 개방으로 승객 194명 중 9명이 과호흡 증세를 보여 착륙 직후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사건 발생 당시 A 씨는 비상문을 강제로 열고 문밖으로 뛰어내리려 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승무원과 승객에게 곧바로 제압됐다. A 씨는 진술에서 “착륙 도중 폭발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어 밖으로 뛰어내리려 했다”며 “항공기가 활주로에 완전히 착륙한 줄 알고 비상문을 열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A 씨 사건은 운항 중인 여객기 출입문을 개방한 국내 최초 사례로, 항공 운항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했다”며 “최근 필리핀 세부발 인천행 항공기에서도 모방범죄가 발생한 만큼,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행 항공보안법에 따르면 항공기의 보안, 운항을 저해하는 폭행이나 기기 조작 등을 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