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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표 못 찍는 최전방 공격수들, 클린스만이 골을 넣을 순 없다

입력 | 2023-06-21 14:22:00

조규성이 20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후반전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슛을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클린스만호’는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출항 후 첫 승리에 도전한다. 2023.6.20/뉴스1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최전방 결정력의 아쉬움 속에 첫 승 달성에 ‘또’ 실패했다. 2선의 좋은 경기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하고도 골이라는 마침표를 찍지 못한 내용이라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서 1-1 무승부를 기록, 16일 페루전 0-1 패배에 이어 6월 A매치 2연전을 1무1패로 마무리했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치른 4경기에서의 성적은 2무2패다.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한국은 클린스만 감독의 주문한대로 거칠고 다부지게 나섰다. 또한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이강인(마요르카), 이재성(마인츠) 등을 중심으로 2선을 완벽하게 장악, 압도하는 분위기 속에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20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후반전 중 롤단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고 있다. ‘클린스만호’는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출항 후 첫 승리에 도전한다. 2023.6.20/뉴스1

다만 찬스들은 아쉬운 마무리 단계 때문에 결실로 이어지지 못했고 오히려 후반 43분 동점골을 허용, 승리를 허무하게 날렸다.

이날 한국은 전반전에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조규성이 두 차례 결정적 기회를 잡았지만 놓쳤다. 김진수(전북)의 크로스를 받아 연결한 노마크 헤더도 골대를 외면했다. 교체로 투입된 오현규(셀틱) 역시 많이 뛰기는 했으나 결실이 없었다.

한국은 모두 14개의 슈팅을 했고 이 중 4개가 유효 슈팅으로 연결됐지만 1골에 그쳤다. 엘살바도르가 5개의 슈팅, 2개의 유효슈팅으로 1골을 넣은 것과 대조된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4골은 넣을 수 있었다”며 한국의 결정력에 대한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했다.

분명 경기력은 좋았다. 공격과 2선을 완전히 떼어놓고 평가할 수는 없겠으나 황인범, 이강인, 이재성, 황희찬(울버햄튼) 등으로 구성된 2선은 역대 최고의 조합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화려하고 수준 높았다.

조규성이 20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전반전 중 슈팅을 하고 있다. ‘클린스만호’는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출항 후 첫 승리에 도전한다. 2023.6.20/뉴스1

이전 감독이 4년 동안 만들어온 팀을 바꿔가는 과정이었고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던 점까지 감안하면, 클린스만 감독이 준비한 전술과 구현한 경기력은 크게 비난받을 수준은 아니다.

그냥 위안 삼자는 게 아니다. 잘 풀었음에도 결과를 잡지 못했으니, 결과로 이어지도록 최전방이 더 노력해야 한다.

조규성과 오현규 등 한국 최전방의 새로운 공격수로 떠오른 두 선수는 의욕은 앞섰지만 팀이 꼭 골을 필요로 할 때 해결해줄 수 있다는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냉정히 말하면 최근 더욱 높아진 기대와 관심을 온전히 충족시키기엔 부족함도 있다.

오현규가 20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후반전 중 로메로 골키퍼와 볼다툼을 하고 있다. ‘클린스만호’는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출항 후 첫 승리에 도전한다. 2023.6.20/뉴스1

기존 붙박이 공격수 황의조(서울)가 소속 팀에서의 2경기 연속골에 이어 이날도 득점, 1년 묵은 갈증을 풀었다는 게 그나마 고무적이다.

물론 전체적인 분위기는 여전히 좋다. 대표팀 스타일도, 공격진의 조합도 계속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전방은 좀 더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전방에서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 계속 마침표를 찍지 못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지금의 상승세와 우호적인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설사 팀 경기력은 지금처럼 계속 좋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클린스만 감독도 팀을 더 단단하고 조직적으로 만들어가야 하는 과제는 있다. 하지만 그것 역시 공격수들의 마무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어쨌거나 세계적인 공격수 출신의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골을 넣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