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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사업에 투자하라”…1600억 원대 폰지사기 일당 검거

입력 | 2023-06-21 16:26:00


반려견 사업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약 2만 명으로부터 1600억 원대 투자금을 모집한 불법 다단계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반려견 플랫폼 회사 대표 50대 박모 씨 등 3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 등은 2021년 2월부터 1년 동안 반려견 비문 리더기(코주름을 일종의 지문처럼 활용하는 장치) 개발,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자체 개발한 가상화폐 ‘00코인’ 사업 등을 내세우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다단계 판매 지점을 전국 62곳에 만들고, 투자할 경우 100일 내 최대 150%의 수익을 ‘00코인’으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해당 코인이 거래소에 상장될 경우 수십 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사업 내용은 대부분 허구에 가까웠다. 반려견 비문 리더기는 식별 기능을 갖추지 못했고, 테마파크는 부지 확보조차 못한 상태였다. 코인의 경우 박 씨가 블록체인 기술력 없이 브로커에게 수억 원의 돈을 주며 상장을 추진한 것이었다. 조사 결과 박 씨 일당은 2만2000여명으로부터 1664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불법 모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중에는 3억5000만 원을 투자한 피해자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후순위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선순위 투자자에게 수당을 지급하고 다시 신규 회원을 끌어들이는 ‘돌려막기’ 형태의 전형적 폰지사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원=이경진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