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부산 금정구 소재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피해자에게 자신이 중학생이라고 거짓말하고 잠시 대화를 나누다 흉기로 살해했다. 2023.6.2/뉴스1
20대 또래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정유정은 사이코패스 성향뿐만 아니라 재범 위험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부산지검에 따르면 정유정은 한국폭력범죄 재범 위험성 평가척도(KORAS-G)에서 14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KORAS-G 평가에서 12점 이상의 경우 재범 위험성 ‘높음’, 7~11점은 ‘중간’, 6점 이하는 ‘낮음’에 해당된다.
정유정은 검찰 조사에서 6살 때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자랐고, 이러한 점이 본인에게는 억울하고 괴로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약 5년간 공무원시험 등 취업 준비를 했지만, 번번이 실패하면서 마음 속에 분노를 쌓아왔다.
여기에 사이코패스적 성향이 더해지면서 억눌린 분노를 표출할 대상을 찾기 시작했다.
실제로 검찰 사이코패스 진단평가(PCL-R)에서도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26.3점을 받았다.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팀도 심리 행동, 집중 면담 등을 통해 정유정이 사이코패스적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심지어 범행 전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 등의 살인을 암시하는 메모를 작성하고 온라인으로 ‘살인 방법’ ‘사체 유기’ 등을 검색한 정황도 밝혀져 ‘계획된 범죄’로 드러났다.
한편 부산지검 전담수사팀은 이날 살인, 사체손괴, 사체 유기 및 절도 혐의로 정유정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5시50분께 부산 금정구 A씨의 집을 찾아가 미리 준비해둔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경남 양산의 한 공원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정유정은 A씨의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고 실종 처리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체를 훼손하고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