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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성평등 수준이 지난해보다 떨어지면서 세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3년 세계 젠더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젠더 격차’ 지수는 지난해보다 0.010 떨어진 0.680으로, 146개 국가 중 105위에 그쳤다. 2019년 108위에서 지난해 99위까지 점차 올랐지만, 올해는 6계단 하락했다. 가나(100위), 부탄(103위), 세네갈(104위) 다음이다.
경제 참여, 교육, 건강, 정치적 기회 등 4개 분야를 평가하는 젠더 격차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성평등이 잘 이뤄져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 경제 참여 부문과 진학률 등을 따지는 교육 부문에서 모두 100위권 밖에 머물렀고, 건강은 46위였다. 특히 정치 항목은 88위에 그쳤다. WEF는 피지, 미얀마, 한국 세 개 국가를 꼽아 “정치권력 격차가 벌어진 나라들 중에도 가장 퇴보했다”라고 비판했다.
종합 1위는 아이슬란드(0.912)가 차지했고 노르웨이와 핀란드, 뉴질랜드, 스웨덴이 뒤를 이었다. 미국(0.748)은 43위, 중국(0.678)은 107위 등을 기록했다. 최악은 탈레반 정권이 들어선 아프가니스탄(0.405)이었다.
WEF는 세계 전반의 격차가 1년새 0.3% 좁혀졌다며 “미온적인 진전”으로 평가했다. 현재 추세를 가정한다면 여성이 남성과 동일한 기회를 얻는 데까지 앞으로 131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