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 업체 뉴주(Newzoo)는 지난 2022년 전 세계 게임 시장 규모를 약 1,844억 달러(한화 약 237조 원)로 추정했습니다. 여기서 콘솔 게임기 시장 규모는 약 518억 달러(약 66조 5천억 원)로 집계됐으며, PC 게임 시장은 382억 달러(약 49조 원)를 기록했습니다. PC와 콘솔 게임 분야만 해도 900억 달러에 이르는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셈입니다.
2022년 게임 시장 규모 / 출처=뉴주
삼성전자의 게임 시장 진입 방식은 따로 게임기를 만들거나 게임을 개발, 보급하는 건 아닙니다. 전 세계에 판매되고 있는 삼성 TV를 하나의 ‘게임 단말기’로 전환하는 방식이죠.
삼성 TV에 내장된 게이밍 허브 서비스 / 출처=삼성전자
우선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연합 전선을 폈습니다. 지난 2022년 6월에 마이크로소프트와 클라우드 게임에 관한 협약을 맺고, TV 업계 최초로 ‘엑스박스 게임 패스(Xbox Game Pass)’ 서비스를 ‘게이밍 허브’를 통해 제공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게이밍 허브는 삼성 스마트TV에 포함된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연동 서비스로, 기존의 ‘스마트 허브’에 게임 전용 섹션을 신규로 추가한 것입니다. 때문에 삼성 스마트TV를 구매하면 게이밍 허브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게임기의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나 ‘헤일로’ 시리즈와 같은 엑스박스 독점 게임을 비롯해, 100여 개의 클라우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엔비디아 지포스나우(NVIDIA GeForce NOW), 유토믹(Utomik) 등의 다양한 파트너들의 끌어들였고, 최근 앤트스트림 아케이드와 블랙너트라는 두 개의 새로운 파트너도 게이밍 허브에 추가했습니다.
즉 삼성전자 게이밍 허브는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게임 외에도, 앤트스트림 아케이드와 블랙너트 등의 파트너사들을 통해 삼성 스마트 TV 구매자에게 약 3천 개의 게임에 접근할 수 있는 라인업을 구축한 것입니다.
물론 무료는 아닙니다. 유료 구독 서비스에 가입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망할 만큼 의미가 없는 건 아닙니다. 거실에 앉아 TV만 켜면 되니 게임을 즐기기 위한 장벽이 확 낮춰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출처=삼성전자
소니는 지난 2022년에 1,910만 대의 플레이스테이션 5를 출하했고, 현재까지 3,840만 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TV는 어떨까요,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지난 2022년에 삼성전자는 총 3,984만 대의 TV를 판매했습니다. 특히 2,5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점유율이 53.6%를 기록하며, 경쟁사인 LG전자(21.5%)나 소니(17.2%)를 크게 따돌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이패드를 사용하면 전용 콘솔 게임과 동등한 게임 환경을 만날 수 있다 / 출처=삼성전자
또 게임 트렌드가 스트리밍이나 클라우드 체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에게 유리해 보입니다. 다양한 미니 단말기를 통해 클라우드 전용 게임기가 출시되고 있는 것이 그 증거죠.
몇 년 전, 나이키는 ‘우리의 경쟁 상대는 아디다스가 아니라 닌텐도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는 모든 비즈니스가 소비자들의 시간을 얼마나 오래 장악하느냐의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삼성전자는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끊임없이 파트너를 끌어들이며 삼성 TV 속 게이밍 허브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가 향후 게임 시장의 지형에 어떤 변화를 주게 될지 지켜볼 만합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