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이 존경했던 통혁당 신영복 ‘더불어숲’에서 당명 따오고도 국민 속였다 대한민국 정통성 부정했던 인물의 유산 민주당 혁신은 당명 변경부터 시작하라
2015년 12월 새정치민주연합 손혜원 당시 홍보위원장이 새로운 당명 ‘더불어민주당‘과 당 초기 상징을 발표하는 모습. 동아일보DB
더불어민주당이 그 이름으로 불리기 전 당명은 새정치민주연합이었다. 2014년 3월 ‘새정치’를 주장한 안철수와 합당하면서 생긴 이름이다. 하지만 오래 못 갔다. 2015년 초 당 대표로 뽑힌 문재인이 브랜드 전문가 손혜원을 홍보위원장으로 영입했는데 “문재인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왔다”며 그가 야심 차게 추진한 것이 당명 교체였다.
당초 새정연은 당명을 공모해 전문가 심사로 1차 후보작을 정한 뒤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를 통해 최종안을 택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손혜원이 그해 말 당선작 ‘더불어민주당’을 발표하며 3200개 응모작 중 ‘민주소나무당’엔 전율까지 느꼈다고 말한 건 지금 생각하니 연막작전이었다.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그 유명한 책 ‘더불어숲’에서 당명을 따왔다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불어라는 말이 앞에 있어 국민, 민주주의, 여러 가지와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을 뿐이다.
물론 신영복이 당명을 지을 수도 있다. 인민민주주의혁명으로 나라를 뒤엎으려 했던 1968년 통일혁명당(통혁당) 사건의 장기수(長期囚) 출신이라는 전력 때문에 논란을 빚을까 우려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사실을 밝히지 않은 공당(公黨)의 처사는 납득하기 어렵다.
8년이나 지난 당명 교체를 굳이 떠올리는 이유는 최근 그 당의 혁신기구가 공식 출범했기 때문이다. ‘9시간 혁신위원장’ 이래경을 임명했던 5일 당 지도부는 당명도 바꿀 때가 됐다고 했다.
새 혁신위원장 김은경이 전면적 개혁을 강조한 것은 옳다. 다만 그게 쉽다면 이재명 대표가 벌써 했지 혁신위를 만들었겠나. 비명계는 이재명 자체를 ‘혁신’해도 시원치 않겠지만 불가능하다고 본다. 77.77%의 득표율로 당선된 지 1년도 되지 않았다. 내년 총선 공천권을 휘둘러 다음 대선에 다시 출마하기 위해선 어떤 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자기편 혁신위를 앉힌 것이다.
혁신위가 할 수 있는 가장 혁신적이고도 쉬운 일이 당명 교체다. “뭐라도 바꾸려면 이름부터 바꿔야 한다. ‘처음처럼’ ‘참이슬’도 똑같은 소주지만 이름을 바꿔서 대박을 냈다”던 손혜원 말은 틀리지 않았다. 당명에서 신영복의 유산인 ‘더불어’부터 떼어낼 것을 제안하고 싶다.
‘더불어’엔 신영복의 아름답고 현란한 말장난으로 국민을 속인, 일단 알고 나면 몰랐던 것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실패한 문재인 정권이 ‘우직한 어리석음’처럼 미화했지만 86운동권 좀비그룹이 좌파 네트워크로 잇속을 챙겨온 인민민주주의의 교활함이 물씬 묻어난다.
겉으론 민주화운동을 내세우면서 실은 인민혁명을 꾀하며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당성을 부정했던 신영복을 86그룹과 문 정권은 ‘선생님’이라며, 사상가라며 받들어 모셨다. 이런 사실까지 알고 나면 국민은 더불어민주당이라는 그 이름을 다신 아무렇지도 않게 부를 수가 없다. 차라리 쨍하고 유치하게 포퓰리즘을 드러내는 이재명이 낫다 싶어지기까지 한다. 글로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외면한 채 국민을 호도하는 단순 무식함이 너무나 노골적으로 드러나서다.
기본적 삶의 조건들을 다 책임져 준다며 기본소득을 강조하니 기본민주당으로 개명하는 것도 좋겠다 싶다. 정부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안 한다는데도 애써 데모하겠다니 안심민주당도 좋다. 희망을 주는 희망민주당, 이재명 이름에서 따온 밝은민주당도 나쁘지 않다. 아! 개혁민주당이나 개(딸)민주당은 어떤가.
김순덕 대기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