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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사 파동 이어 ‘국면 전환 감찰’ 논란… 바람 잘 날 없는 국정원

입력 | 2023-06-21 23:57:00


국가정보원이 최근 중국 관련 업무를 담당해 온 내부 직원을 감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직원이 그동안 중국 내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중국 측 정보·동향을 수집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일탈 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혐의를 확인 중이라는 것이다. 당사자는 관련 혐의를 강력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감찰이 주목을 받는 것은 감찰 시점과 대상 때문이다. 대통령실이 국정원의 1급 인사 파동에 대해 강도 높은 직무감찰을 벌이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어서다. 국정원은 중국 측과 부적절한 행위를 벌인 정황이 발견된 만큼 감찰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 파동과 무관하게 이전부터 예의 주시해 왔던 사안이라는 것이다. 반면 이번 감찰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쪽에선 “1급 인사 파동이 커지자 ‘국면 전환용’으로 중국 감시 요원을 스파이 혐의로 몰아가려 한다”는 반발도 나온다고 한다. 이번 감찰이 대통령 재가를 거쳤던 1급 인사 번복을 둘러싼 국정원 내 파워게임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국가 간 정보기관의 정보 활동은 총성 없는 전쟁으로 불린다.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선 정보를 서로 주고받아야 하는 오랜 관행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정보 활동 범위의 적정선을 일도양단식으로 재단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위중한 혐의가 포착됐다면 철저한 진상조사를 피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은밀하게 이뤄지는 정보전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감찰 과정에서 불필요한 의구심을 자초해선 안 될 것이다.

국가 정보기관은 기밀 유지와 보안이 생명이다. 그래서 정보기관의 활동은 대외적으로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국정원처럼 조직 내부 인사 문제나 감찰 사실 등이 바깥에 흘러나오는 것은 외국의 유수 정보기관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인사 잡음으로 시끄러워지면 일선 정보 요원들은 인사 라인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고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국정원은 먼저 논란이 된 인사 원칙과 기준을 재정립하고 엄중한 신상필벌로 해이해진 기강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과거 어느 때보다 안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국정원의 운영 전반을 철저히 점검해 정보기관 본연의 역할을 다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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