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전세계 유니콘 분석 韓 비중 2.2%→1.2%로 뒷걸음질 핀테크-AI 등 미래산업 스타 없어 타다-로톡, 기존산업 반발에 좌절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낡은 규제가 혁신을 가로막는 데다 유사 산업 기득권자들의 반발에 번번이 발목을 잡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미국 437개 생길 때 한국에선 4개만 나와
한국은 특히 핀테크, 인공지능(AI), 헬스케어 등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업종에서 ‘스타’를 배출하지 못했다. 국내 유니콘 핀테크 기업은 1곳(7.1%)뿐이다. AI는 한 곳도 없다. 헬스케어 부문에선 유일한 유니콘이었던 에이프로젠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다시 ‘제로’가 됐다.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는 “한국은 할 수 있는 것만 나열하는 ‘포지티브’식 규제 위주여서 안 되는 게 많다”며 “핀테크, 모빌리티, 바이오·헬스케어 등은 이런 규제에 기존 업종과의 충돌까지 크다”고 했다.
● 기성 산업과의 충돌에 번번이 막혀
업계에서는 기성 산업과의 충돌 속에서 신산업이 표류하는 사례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택시 업계와의 갈등으로 사업을 접은 승차 공유 플랫폼 ‘타다’나 변호사 업계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는 법률 플랫폼 ‘로톡’이 대표적이다.
타다는 출범 1년 만에 170만 회원을 모집했지만 국회가 법을 바꾸면서까지 타다 사업 모델을 불법으로 규정해 2020년 4월 서비스를 종료해야 했다. 로톡 역시 한때 회원 변호사가 4000명까지 늘어날 정도로 성장했지만 대한변호사협회 등 변호사단체와 갈등을 빚으며 사업이 급속도로 위축됐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이 성장하려면 투자 유치가 가장 중요한데 ‘타다’ 같은 사례는 기존 법체계와 부딪히는 사업에 투자하면 안 된다는 시그널로 작용한다”며 “결국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스타트업 생태계에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