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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경찰, 태풍 ‘힌남노’ 포항 침수사고 공무원 등 13명 불구속 송치

입력 | 2023-06-22 10:03:00

아파트 지하공간 침수 시 국민행동요령 제정 등 9건 제도개선 권고




경북경찰청 포항 힌남노 태풍 침수사고 수사전담팀은 포항시·농어촌공사·아파트 관리업체 등 13명(포항시 3명, 농어촌공사 2명, 아파트관리업체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대구지검 포항지청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포항은 지난해 9월6일 오전 6시30분께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폭우와 하천 범람으로 3개 아파트 등 주민 9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경찰은 이번 사고의 진상 확인과 책임 규명을 위해 사고 발생 당일 수사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70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편성했다.

이후 소방·국과수 등 합동 현장 감식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관련 전문가들이 감정을 했다.

경찰은 포항시·농어촌공사·아파트관리업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 후 압수물 359점을 분석하고 사건관계자 120명을 조사했다.

사고 원인은 홍수 발생 상황에 포항시·농어촌공사·아파트 관리업체 관련자들의 과실이 복합적·중첩적으로 작용해 참사가 발생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포항시 재난 담당 책임자와 진전저수지 관리책임자 등 공무원 3명은 냉천 범람시기에 폐쇄회로(CC)TV 모니터링을 하지 않아 하천의 범람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고 주민대피 및 출입 통제 등 조치가 미흡했다.

또 진전저수지 비상대처계획에 따라 유관기관에 통보하거나 하류 주민에 경고 방송을 해야 함에도 불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오어저수지 관리책임자 등 2명은 오어저수지 비상대처계획을 현행화하지 않았고 표준 비상대처계획과 저수지 관리 규정에 따라 유관 기관에 통보하거나 하류 주민에 경고 방송을 해야 함에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3개 아파트 관리업체 관계자 등 8명은 지하주차장이 침수되는 상황에서 위험 지역인 지하공간의 출입을 통제해야 함에도 지하주차장의 차량을 이동하도록 방송을 함으로써 위험을 증대시켰다.

포항시장 등 3명은 사고 전 수 회에 걸쳐 상황판단회의 등을 개최했으며 포항시 전역의 재난 상황에 대응했고 유사 판례 등을 분석한 결과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하는 과실을 발견하기 어려워 불송치 결정했다.

하천관리 부문은 2차례 전문 감정을 통해 관계 법령 기준에 위반한 사실을 발견할 수 없었고 소방은 재난현장 표준운영절차(SOP)와 매뉴얼에 따른 조치를 한 것이 확인돼 불입건 종결했다.

경찰은 이번 수사과정에서 침수된 지하공간 국민행동요령 등 풍수해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사항 9건을 발굴, 행정당국에 권고했으며 자연재해대책법 제45조에 근거한 지하공간 국민행동요령 신설 등 3건은 즉시 보완·시정조치토록했다.

이와 함께 재난상황 시 모니터링 담당자 별도 지정 등 6건은 해당 기관에 통보해 개선하도록 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수사를 계기로 기후변화 등 예상을 넘는 극한적 자연현상에 대비해 경찰의 현장대응과 엄정수사를 강화함은 물론 국민 안전과 행복을 지키기 위한 근본적 제도개선에 경찰도 힘과 지혜를 보태겠다”고 말했다.

[안동=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