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성매수남 개인정보 5100만건, 앱으로 공유됐다…일당 검거

입력 | 2023-06-22 10:09:00


전국의 성매매 업소를 회원으로 두고 업주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성매수 남성들의 개인정보 약 5100만건을 불법 수집, 공유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22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모바일 앱 운영자 A(40대)씨 등 관련자 15명을 검거해 A씨와 인출책 B(60대)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에게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성매매 처벌법 등 혐의가 적용됐다.

또한 앱 이용료 명목으로 취득한 범죄수익금 18억4000만원가량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했다.

A씨는 2019년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면서 단속 등을 피하기 위한 직접 앱을 만들었다. 이후 2021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6400여 성매매 업소를 이 앱의 회원으로 가입시켜 범행했다.

앱은 사전 인증 절차를 거친 업주가 새로운 고객이 올 경우 다른 업소 이용 기록을 확인, 경찰 단속을 피하고 고객 성향을 파악하는 데 이용됐다.

A씨가 만든 앱을 성매매 업주가 영업용 휴대전화에 설치하면, 저장된 전화번호와 이용자 특징을 기록한 메모가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된다. 이어 이 휴대전화로 전화가 오면 DB 정보가 자동으로 매칭돼 어떤 성향의 고객인지, 경찰인지 여부 등이 확인된다.



6400개 성매매 업소 업주가 보유한 정보가 앱을 통해 서로에게 공유된 셈이다. 이렇게 불법으로 수집된 개인정보는 5100만건에 달한다.

수집된 메모에는 성매매 업소 이용기록, 단속 경찰관 여부, 영업을 힘들게 하는 ‘진상손님’ 여부, 성적 취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앱에 가입한 업소들은 대부분 오피스텔 성매매업소, 출장안마, 타이마사지, 키스방 따위로 파악됐다.

앱은 전화번호 조회 기능도 갖춘 이 앱을 애인이나 배우자의 성매매 업소 출입기록을 알려주겠다고 SNS에 광고, 부당이득을 취하는 ‘유흥탐정’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흥탐정’은 2018년께 불상자가 개설한 사이트로, 의뢰비 3만~5만원을 내면 성매매 기록을 조회해 준다고 홍보했었다.

뿐만 아니라 이 앱은 보이스피싱 범죄에도 악용됐다. 성매매 업소에 다닌 사실을 주위에 알리겠다고 협박하는 식이다.


A씨는 범행 기간 업주당 월 10만원 정도 이용료를 받아, 많게는 월 수익 3억원을 올렸다. 이렇게 벌어들인 불법 수익금으로 인천 송도와 경기 고양 일산의 아파트, 용인 단독주택을 차명 계약해 사용했다. 일시불 현금으로 고가 외제차를 구입, 유흥주점을 다니기도 했다.

경찰은 2022년 4월께 앱 관련 공범을 먼저 검거했다. A씨가 공범 검거 직후 도주했지만 약 6개월 간 추적 끝에 체포했다.

A씨는 수배된 상태에서도 앱 명칭만 바꾼 채 대포폰, 대포통장, 텔레그램을 통해 운영을 이어왔다. 수익금을 인출하는 인출책에게 대포 차량과 전기자전거 등을 이용, 전국 각지를 돌면서 출금하도록 하는 등 경찰 추적을 피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A씨 등 15명을 붙잡고 DB를 분석, 여러 업소가 중복입력하거나 호기심으로 단순 문의한 이들의 전화번호도 저장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서버에 저장된 개인정보는 삭제 조치했다.

경찰은 “동종 앱 등에 대해 수사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수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