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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최소 9명 성추행했는데…교장 “일 잘하는 직원” 감쌌다

입력 | 2023-06-22 11:17:00

ⓒ News1 DB


인천의 한 초등학교 직원이 아이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된 가운데, 학교 측이 한 달 넘게 적절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안일한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었다고 21일 KBS가 보도했다.

특히 교장과 교감은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학부모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앞서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지난 14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60대 A씨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인천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시설관리 직원으로 일하던 A씨는 지난달 간식을 주겠다고 한 여학생을 출입제한구역으로 불러 사진을 찍자며 무릎에 앉히고 신체를 더듬었다.

피해 학생의 친구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A씨에게 성추행당한 학생이 다수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다리에 물을 흘린 학생에게는 “쌌냐”, “외국 여군들은 옷 벗고 위에 수건만 걸쳐놓고 남자들이 알아서 다 한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첫 신고 후 한 달 만에 경찰을 찾은 피해자는 9명으로 늘었고, 숨은 피해자는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이 서로 피해를 알리고 대응하는 동안 학교 측은 한 달 넘게 아무런 공지도 하지 않았다. 또 교장과 교감은 학부모들과의 면담에서 A씨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교감은 “A씨가 걔네들이 어리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사진 찍고 하셨던 모양이더라”고 말했고, 교장은 “A씨가 (채용) 점수가 높다. 그건 이분이 그동안은 잘 하셨단 얘기”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항의에 부딪힌 학교 측은 21일에서야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그 사이 피해 학생들 사이에서는 “너는 추행 수위가 낮았기 때문에 별게 아니다” 등의 말이 오갔고, 학부모들은 2차 피해를 호소했다.

학교 측은 A씨의 사직서를 수리해 피해자와의 분리 조치가 즉시 이뤄졌고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다음 주쯤 A씨를 소환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