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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연체 우려 커지는데…대출금리 또 오른다

입력 | 2023-06-22 11:49:00

개인사업자 대출 평균금리 5%대
시장금리 상승에 더 오를 듯




자영업자의 부채 규모가 증가하고 연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도 개인사업자 대출에 높은 수준의 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게다가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돼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최근 3개월(3~5월) 취급한 개인사업자 물적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5.27~5.46%로 집계됐다.

이 기간 물적담보대출의 10건 중 7~8건에는 연 5% 이상의 금리가 적용됐다. 은행별 금리 연 5% 이상 취급 비중은 우리은행 83.5%, 하나은행 78.1%, 농협은행 77.6%, KB국민은행 77%, 신한은행 74.3% 등이다.

개인사업자 대출금리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금리가 정점을 찍었던 시기보다는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3~5월 물적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3.55~3.67%였다. 1년 사이 약 1.7%포인트가 오른 것이다.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3~5월 취급분 기준 5.24~5.99%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연 3.10~4.42%였다. 보증서담보대출도 최근 3개월 평균금리가 연 4.79~5.22%로 금리 상단이 5%를 웃돌았다.

높은 금리에도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는 증가세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15조753억원으로 4개월 연속 증가했다. 넉 달 사이 2조원 이상이 늘었다.

문제는 대출금리가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개인사업자 대출금리는 주로 금융채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최근 금융채 금리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든 영향이다. 또 금융기관들이 조달을 위해 은행채 발행량을 늘리면서 금리가 올랐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오른다. 금융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도 오를 것”이라며 “게다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개인사업자들의 신용도 또한 안좋아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자의 신용이 악화하면서 앞서 금융채 금리 하락에도 개인사업자 대출금리는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올해 말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위험률이 3.1%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중 취약차주의 연체위험률은 18.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대출금리 부담이 유지될 경우 취약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 규모가 확대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의 매출 회복이 늦어지는 점, 금리가 오르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뇌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9월부터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도 종료되는 만큼 개인사업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