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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만원도 뚫은 비트코인…20% 폭등한 ‘4가지 이유’

입력 | 2023-06-22 14:38:00

비트코인, 일주일 만에 23% 뛰어
"기관 수요가 이번 랠리 이끌어"




비트코인이 이틀 연속 폭등하며 4000만원도 뚫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점과 미국 중앙은행의 전향적 태도 등이 주효했다고 진단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전날 밤사이에만 10% 넘게 뛰며 4000만원을 뚫었다. 현재는 상승분을 일부 반납해 3900만원대 거래되고 있지만,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

전주 가격대와 비교하면 더 극적이다. 일주일 전인 지난 15일 비트코인은 한 달 넘은 약세장에 3200만원대까지 밀렸다. 그 시점을 기준으로 일주일 만에 무려 23%나 뛴 것이다.

◆폭등 이유 4가지는

시장은 한 달 만에 기록한 극적인 상승 폭과 함께 그 배경에 주목했다. 해당 배경으로는 ▲대형 운용사들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신청 ▲EDXM 정식 개시 ▲파월 연준 의장 발언 ▲대형 숏 포지션 청산 등 4가지가 거론된다.

우선 블랙록이 쏘아 올린 공이 주도했다는 평가다. 관리 자산만 1경이 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신청하자 시장이 곧바로 들썩인 것이다. 특히 블랙록이 현재까지 내놓은 ETF의 대부분(576건 중 575건)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통과했다는 기대감은 반등세를 부추겼다.

아울러 블랙록을 시작으로 위즈덤트리와 인베스코 등 대형 운용사들이 잇달아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신청한 점도 강세를 이끌었다. 이들이 해당 ETF 상품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 현물을 대량으로 사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시장에 부족했던 매수세를 상당 부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비제이 아야르 코인DCX 국제시장 책임자는 “대형 기관들의 잇따른 현물 비트코인 ETF 신청 발표로 가상자산 시장에 다시 강세가 찾아왔다”고 진단했다. 코인DCX는 인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다.

다음 배경으로는 월가 코인거래소 ‘EDX Markets(EDXM)’ 꼽힌다. EDXM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정식 운영을 개시했기 때문이다.

EDXM은 시타델과 피델리티, 찰스 슈왑, 세콰이어 캐피탈, 패러다임 등 월가 주요 리테일 증권사와 전문 마켓 메이커, 벤처 캐피탈(VC) 등이 모여 만들었다. 이에 출시 계획 발표 당시부터 ‘월가 공룡이 만든 코인거래소’란 타이틀을 얻으며 높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시장은 EDXM 개시가 비트코인 현물 ETF에 이어 대형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인 시장 큰손으로 떠오른 미국 기관 투자자들의 유입을 도울 거란 기대에서다.

실제로 EDXM은 대다수 거래소와 달리 기관 투자자 서비스만 지원한다. 이를 위해 거래소 기능과 운영 방침 역시 기관 투자자 입맛에 맞춰 신뢰도와 안정성에 중점을 뒀다.

헤이든 휴즈 알파 임팩트 공동 설립자는 “이번 랠리는 기관 수요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며 “블랙록 ETF 발표와 EDXM 개시로 기관 투자자가 가상자산 시장에 깊이를 더할 거란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알파 임팩트는 소셜 매매 플랫폼이다.

세 번째 배경으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발언이 관심을 받는다. 그간 가상자산에 부정적이었던 파월 연준 의장이 21일(현지시간) 가상자산을 화폐로서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 출석해 “가상자산이 화폐로서 지위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며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화폐의 한 형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숏 스퀴즈(short squeeze)가 이번 랠리에 일조했다는 의견이다. 숏 스퀴즈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공매도 투자자가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할 때 숏(매도)포지션을 커버하기(손실을 줄이기) 위해 해당 주식을 매수하는 현상이다. 숏 스퀴즈로 인해 매수세가 더욱 쏠리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전날 오후 대형 숏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코인글라스 데이터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오후 3660만달러(약 472억원) 규모의 숏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는 최근 한 달 새 가장 큰 규모다.

이 가운데 이번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거란 월가 전망도 제기됐다.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계기로 가상자산에 대한 투심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릭 에델만 에델만 파이낸셜 창업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투자 자산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앞으로 포트폴리오를 장기적으로 다각화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에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