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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엔 파이브가이즈 라이벌 없다”… ‘한화 3남’ 김동선의 자신감

입력 | 2023-06-22 15:00:00

26일 서울 강남에 문을 여는 파이브가이즈 매장 내부 모습.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미국을 대표하는 버거 브랜드들이 서울 강남에서 자존심 싸움을 펼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주도하는 ‘파이브가이즈’가 마침내 문을 열면서다.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FG Korea)는 오는 26일 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을 연다. 전용면적 618㎡(지상 2층) 규모에 150여개 좌석을 갖췄다.

정식 오픈에 앞서 에프지코리아는 22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설명회를 진행했다. 설명회는 김동선 전략본부장을 비롯해 오민우 에프지코리아 대표, 이안 로스 맥켄지 파이브가이즈 아시아태평양 부사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품질이 최우선… 김동선 자신감의 이유

26일 서울 강남에 문을 여는 파이브가이즈 매장 내부 모습.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이날 김 본부장은 “강남역에 있는 많은 버거를 수차례 먹어봤는데 솔직히 경쟁 상대라고 생각하는 곳은 전혀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강남역 인근에는 파이브가이즈 외에도 쉐이크쉑과 슈퍼두퍼 등 미국 버거 브랜드 매장이 있다.

자신감의 이유는 품질이다. 김 본부장은 미국 유학시절 파이브가이즈 처음 접했다. 브랜드 유치를 위해 파이브가이즈 본사를 찾은 건 2021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으로 신사업을 맡았을 때다. 2년 후에야 국내에 오픈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재료 때문이었다. 김 본부장은 “뭐든지 재료 본연의 맛이 중요하다. 완벽한 감자를 한국에서 재배하는 데 1년 반 이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미국 파이브가이즈는 일반감자보다 훨씬 고소하고 담백하다고 알려진 러셋감자를 사용한다. 하지만 생감자를 사용하는 파이브가이즈 특성상 러셋감자를 국내로 유통하기에는 신선도 유지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김 본부장은 국내 모든 지역의 감자들을 테스트한 끝에 전남 보성의 두백 감자를 선택했다. 오민우 에프지코리아 대표는 “파이브가이즈가 진출하지 못한 국가는 감자 소싱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적합한 감자를 확보하는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파이브가이즈는 시즌에 따라 여러 지역의 감자를 사용해 맛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26일 서울 강남에 문을 여는 파이브가이즈 매장 내부 모습.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번(빵) 역시 파이브가이즈 베이커리팀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제조할 수 있는 업체를 발굴. 파트너십을 맺고 주 5회 공급받고 있다. 호주산 소고기로 만드는 패티도 매일 오전 파이브가이즈 크루들이 수작업으로 만들어낸다.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파이브가이즈 매장에는 냉동고와 전자레인지, 타이머도 없다.

또한 파이브가이즈는 하루 두 번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작업을 진행한다.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점검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매장 직원들은 원재료를 점검하고, 감자튀김의 굽기 상태 등을 확인한다.

이밖에도 고객들에게 땅콩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메뉴 라인업을 미국 매장과 동일하게 유지하는 등 브랜드 가치를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로컬화 메뉴도 없다. 본연의 버거, 쉐이크, 감자튀김만으로 고객에게 어필하기 위함이다.
아시아 6번째 매장… 한화의 열정 통했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22일 브랜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민우 에프지코리아 대표, 김동선 전략본부장, 이안 로스 맥켄지 파이브가이즈 아시아태평양 부사장.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1986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시작한 파이브가이즈는 2002년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23개 국가에서 18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는 홍콩, 싱가포르, 중국, 말레이시아, 마카오에 이어 아시아 내 6번째다.

파이브가이즈가 미국 3대 버거로 유명한 만큼, 여러 유통사가 국내 유치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그룹이 선택받은 건 ‘열정’ 때문. 이안 로스 맥켄지 부사장은 “한화가 한국에서 이미 성공한 기업이란 걸 잘 알고 있다. 그런 한화가 우리 브랜드에 대한 열정을 너무나 잘 보여줬다”며 “김 본부장과 오 대표를 비롯해 함께 일하고 있는 모두가 원 팀이 되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국내 운영권을 갖고 있는 에프지코리아는 향후 5년 내에 15개 이상의 파이브가이즈 매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오 대표는 “15개 매장을 열기 위해 주요 유통사 또는 로드숍, 한화그룹 내부 자산들을 모두 다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맞춰서 순차적으로 많은 고객들에게 파이브가이즈 메뉴를 선보일 수 있는 입지로 출점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홍콩에서 실습 과정을 거치면서 조리 과정 하나하나에 많은 정성이 들어갔다는 걸 느꼈다”며 “햄버거와 감자튀김에만 수십 년 공을 들인 파이브가이즈의 정성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오리지널리티와 품질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