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이정학 “이승만이 주범” 이승만 “백선기 경사 피살사건 이정학의 범행”
서로가 서로의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사건의 공동 피고인 이승만(53)과 이정학(52)의 이야기다.
이정학은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사건 수사 당시 “이승만과 함께 범행을 했으며, 총을 쏜 것도 이승만”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승만은 “백선기 경사 피살사건의 범인은 이정학”이라고 실토했다.
밝혀지지 않을 것 같았던 이들의 범행은 형량을 낮추려는 서로의 욕심에 의해 드러났다.
이승만이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의 주범이었다는 사실은 이정학의 입에서 나왔다. 이정학이 자신의 유전자정보(DNA)로 붙잡히자 그는 형량을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수사에 협조했다. 그러나 누가 총을 쐈는지에 대한 부분은 아직도 다툼 중이다. 서로가 상대방을 지목하고 있다.
수사에 협조한 대가는 확실하게 돌아왔다. 이정학은 1심에서 유기징역인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지만 이승만은 이보다 더 무거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 상황을 지켜본 이승만은 수사협조의 대가가 양형에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파악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알게된 이승만은 나 혼자서만 손해볼 수는 없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되자 이승만은 자신이 알고 있던 이정학의 ‘백 경사 피살사건’을 경찰에 제보하고 수사에도 협조한다.
또 백 경사 사건을 제보한 이승만을 향해서는 “이승만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형량의 이익을 얻기 위해 제보했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승만이 총기를 쏘지 않았다고 재판에서 부인하고 있는 것처럼 이정학은 백 경사를 살해한 것도 자신이 아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향후 재판과 수사과정에서 이들은 서로가 ‘수사에 협조했다’는 명분으로 형량감소를 계속해서 요구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전북경찰청 백 경사 피살사건 전담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이승만의 추가 범행 자백과 이정학의 범행을 진술하는 것은 재판에서 감형을 받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대전·전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