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이 만났는데 “바람 폈지?”…때려놓고 ‘이별 위자료’ 청구한 동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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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하던 애인의 폭력 행사에 이별을 통보하자, 애인이 되레 사실혼을 주장하며 위자료를 청구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이혼 후 새로 사귄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다 이별했다는 A씨의 고민이 소개됐다. A씨는 이혼 후 온갖 고생 끝에 자신의 이름으로 된 땅과 집 한 채를 갖게 됐고, 작은 사업장도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A씨는 지인의 소개로 만난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게 됐고, 애인은 동거한지 얼마 안 됐을 무렵 갑자기 우울하다며 직장을 그만뒀다. 이후 두 사람은 퇴직금으로 여행도 다니고 일부는 생활비로 썼다. A씨도 사업으로 번 돈을 썼고, 애인의 치과 치료 비용도 내줬다.

그런데 A씨가 친구를 만난 어느 날, 우연히 친구의 지인인 한 남성이 식사 자리에 합류하게 됐다. 세 사람은 식사만 하고 헤어졌으나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의 남자친구는 A씨가 바람을 피웠다며 폭력을 행사했다.

A씨는 애인에게 맞아 다리에 금이 가는 골절상을 입었고, 충격에 이별을 고했다. 그러자 애인은 동거를 했으니 사실혼이라며 A씨에게 위자료를 청구했고, 함께 쓴 퇴직금을 돌려달라며 사업장에 찾아와 협박까지 했다.

A씨는 꼼짝없이 위자료를 지급하고 함께 쓴 퇴직금도 돌려줘야 하는 걸까.

사연을 들은 박경내 변호사는 “혼인 의사가 없는 단순 동거 관계는 사실혼 관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실혼인지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양가 가족들을 방문해서 부부로서 공동생활을 했다거나, 서로 간의 호칭이 ‘남편·부인’이었다거나 하는 경우 등이다.

따라서 A씨는 사실혼 관계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할 이유가 없다. 또 설사 사실혼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남성이 동석한 자리에서 식사를 했다는 것만으로 바람을 피웠다고 볼 여지는 없을 것 같다는 게 박 변호사의 설명이다.

아울러 동거하면서 함께 쓴 여행비나 생활비 등에 대해서도 두 사람 사이에 차용증을 작성했다거나 돈을 빌려줬다거나 하는 사정이 없었다면 법적으로 증여의 성격으로 인정되는 비용이기 때문에 A씨가 반환할 의무는 없다.

끝으로 박 변호사는 A씨가 폭행을 당했고 협박을 당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형사고소를 통해 애인이 처벌받도록 할 수 있으며, 사업장 운영에 대한 피해 및 정신적 고통 등으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또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애인이 접근금지 처분을 받도록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