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내부 파운드리' 전략 발표…'제값 받기' 나서 회계 기준 변경으로 내년 매출 기준 삼성 제칠 듯 시장선 회의적 분위기 커져…주가 하락세 '역풍'
미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사업구조를 완전히 뜯어고친다.
인텔 구상대로라면, 내년부터 삼성전자를 제치고 대만 TSMC에 이어 파운드리 업계 2위로 도약하게 된다. 다만 회사의 이 같은 미래 비전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전날(현지 시각) ‘내부 파운드리 모델 투자자 웨비나(Internal Foundry Model Investor Webinar)’를 열고 내년부터 IDM(종합반도체기업) 2.0의 2단계 전략인 ‘내부 파운드리’ 모델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내부 거래도 ‘제값 받기’…파운드리 경쟁력 키운다
인텔 제조그룹은 앞으로 내부 거래 때도 시장 가격으로 생산을 위탁받는다. 그동안 제조그룹은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하지만 인텔은 앞으로 제조그룹이 4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올릴 수 있도록 바꾸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제값 받기’를 통해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설계그룹은 외부 파운드리 이용이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인텔은 내부 파운드리 전략을 통해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한다. 제조그룹은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가지만, 수익을 내지 않다보니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웠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제조그룹의 운영 비용과 설비 투자의 투명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사업 운영에서 예측성이 커지고, 이는 재무구조 건전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인텔 측 구상이다.
◆“내년 파운드리 매출 200억불”…회계 변경으로 2위 노려
인텔은 무엇보다 이번 결정을 통해 파운드리 부문 매출을 대폭 확대할 수 있다.
인텔은 앞으로 자체 설계한 칩의 매출을 제조그룹에 포함하기로 했다. 같은 IDM 기업인 삼성전자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파운드리 매출의 볼륨을 키우고 있다.
◆회의적 시각도…수익개선·비용절감이 관건
인텔의 사업구조 개편 추진에 대해 아직은 회의적인 분위기가 우세하다. 이날 인텔 주가는 6% 하락한 32.9달러에 마감했다. 전날까지 합쳐 이틀 동안 하락폭만 9.5%에 달한다.
그동안 인텔은 잦은 신제품 출시 연기로 인해 제조 공정에 대한 신뢰도 실추를 자초했다. 외부 고객사 확보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 점도 우려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최근 회사의 수익성 악화까지 진행 중이다. 인텔은 올해 1분기 분기 기준으로 최대 손실을 기록했고, 2분기에도 적자를 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재무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텔은 지난 16일 46억달러(6조원)를 들여 폴란드 브로츠와프 인근에 반도체 후공정 라인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18일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인텔이 250억달러(32조원)를 투자해 이스라엘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또 독일 마그데부르크(170억유로)와 아일랜드(120억유로)에 반도체 공장 추가 건설을 추진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