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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 어머니’ 김정수의 또 다른 결단… 2400억 ‘수출기지’ 본격 가동

입력 | 2023-06-22 17:12:00

삼양식품 밀양공장 전경. 사진=삼양식품 제공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불닭볶음면 성공 신화에 이어 매출 1조 원까지 달성할 전망이다. 올해 밀양 신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1조 클럽’ 가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5월 경남 밀양시 부북면에 연면적 7만303㎡ 규모(지상 5층, 지하 1층)의 신공장을 개소했다.

불닭 이어 또다시… 김정수 부회장의 결단

밀양공장은 2019년 계획 당시 1700억 원이 투자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의 통 큰 결단이 작용했다. 해외수출이 매년 늘고 있는 상황에서 당초 계획으로는 수출 물량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판단에 투자 규모를 700억 원 확대했다. 총 2400억 원이 투입된 셈이다.

삼양식품이 신공장 부지를 밀양으로 선택한 것도 수출에 최적화된 입지조건 때문이다. 그동안 삼양식품은 원주공장에서 생산된 라면을 부산항으로 옮겨 수출했다. 하지만 불닭 브랜드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해외수출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내륙 운송비 부담도 가중됐다.

밀양공장은 수출 내륙 운송비를 약 63.1% 절감시키는 효과를 이끌었다. 수출용 컨테이너 1대당 65만 원 가량 줄인 것. 연간으로 보면 약 30억 원의 절감 효과다.

삼양식품 밀양공장은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품질‧설비 자동화‧실적관리 등 모든 분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밀양공장은 스마트‧친환경팩토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주요 시스템은 △MES시스템(생산 실행 관리 시스템) △BMS시스템(빌딩 관리 시스템) △WMS시스템(자동화 창고 관리 시스템) 등이다. 밀양공장은 공장관리 최적화를 위해 품질‧설비 자동화‧실적관리 등 모든 분야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MES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전기‧스팀‧가스 등 에너지 관리 및 공조시설 등의 자동화 시스템(BMS시스템)도 마련했다.

또한 2140㎡ 규모의 건물 일체형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924개의 패널을 통해 연간 436MWh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약 760가구의 1년 사용량과 맞먹는다.

1분에 800개 우수수… 수출용 라면 쏟아져

삼양식품 밀양공장에서 라면이 생산되는 모습. 사진=삼양식품 제공


지난해 준공된 밀양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건 사실상 올해부터다. 현재 밀양공장에는 유탕면 3개, 건면 1개 등 4개의 생산라인이 구축돼 있다. 유탕면 라인에서는 수출용 불닭볶음면이 생산된다. 1개 건면 라인에서는 내수용 ‘쿠티크’와 수출용 ‘탱글’이 같이 만들어진다.

밀양공장에서 라면은 △제면 △증숙 △납형 △유탕 △냉각 △면‧스프 투입 △X-RAY 검출기 △포장 등 8개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건면 제품의 경우 유탕 공정이 제외되며, 공정 중간중간 작업자들이 불량 제품을 걸러낸다. 이에 따른 양품률은 약 93%다.

삼양식품 밀양공장에서 라면이 생산되는 모습. 영상=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밀양공장은 이 같은 공정을 통해 1분당 800개의 봉지라면을 생산한다. 이는 기존 익산공장(분당 220개)의 4배, 원주공장(분당 432개)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연간 최대 생산량은 6억7200만개다. 최대 생산이 이뤄진다면 삼양식품의 전체 생산량도 14억4000만개에서 20억개로 껑충 뛴다. 우선 올해 목표 생산량은 4억5000만개다. 이에 따른 매출 목표는 3200억 원이다.


불닭 업고 훨훨… 삼양식품, ‘1조 클럽’ 가입 목전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사진= 삼양식품 제공


삼양식품은 2012년 출시한 불닭볶음면의 인기를 바탕으로 매출 성장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불닭의 인기는 전형적인 내수 기업이었던 삼양식품을 수출 기업화했다. 해외수출이 급증한 건 2016년. ‘불닭 챌린지’가 SNS를 통해 퍼지면서다.

3000억 원 전후를 오가던 삼양식품의 매출도 2016년 3600억 원, 2017년 460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해외매출 비중이 50.2%로 국내를 추월한 2019년에는 5400억 원을 넘겼다.

2021년 김정수 부회장이 부회장 겸 해외영업본부 본부장 자리에 오르면서 매출 성장에 또 다시 날개가 달렸다. 2020~2021년 약 6500억 원이었던 매출은 2022년 9090억 원까지 단숨에 끌어올린 것이다. 해외수출 비중도 약 67%까지 확대됐다. 이는 해외수출이 본격화된 2016년(25.9%)보다도 훨씬 높았다.

이제는 매출 1조 원을 넘보고 있다. 증권가는 올해 삼양식품이 ‘1조 클럽’ 가입과 함께 해외매출 비중도 70%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수 부회장 역시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 자리에서 올해 1조 원 이상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양(경남)=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