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실종된 잠수정 CEO 부인, 111년前 타이태닉 희생자 고손녀였다

입력 | 2023-06-22 18:12:00


스톡턴 러시 해저탐사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최고경영자의 부인 웬디(사진). 남편 러시 CEO는 18일(현지 시간) 타이태닉호 잔해 탐사에 나섰다 실종된 잠수정 ‘타이탄’에 탑승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 출처=웬디 러시 링크드인


타이태닉호 잔해 탐사에 나섰다 18일(현지 시간) 실종된 잠수정 ‘타이탄’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진 해저탐사업체 최고경영자(CEO)의 부인이 실제 111년 전 타이태닉호 침몰 사망자의 후손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 시간) 타이탄 소유 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스톡턴 러시 CEO의 부인 웬디 러시가 타이태닉호에서 함께 숨진 ‘스트라우스 부부’의 고손녀라고 전했다. 스트라우스 부부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는 타이태닉호 사건에서 가장 잘 알려진 사연 중 하나다.

이시도어 스트라우스와 부인 아이다는 1912년 4월 10일 타이태닉호 일등석에 올랐다. 2200명 승객을 태운 타이태닉호는 당시 영국 사우스햄스턴 지역에서 출발해 미국 뉴욕으로 향하는 첫 출항을 앞두고 있었다. 메이시스 백화점의 공동 소유주였던 이시도어는 당시 타이태닉호에 탄 승객들 중 가장 부유한 이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시도어는 일등석 승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과 아이들 등 다른 승객들을 위해 구명보트에 오르는 것을 거부했다. 아이다 역시 남편과 끝까지 함께 하기를 결정했다. 노부부는 마지막 순간까지 서로를 꼭 붙든 채로 갑판 위에 서서 함께 물에 잠겼다고 한다. 이시도어의 시신은 사고 2주 후 수습됐다. 아이다의 시신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이들 부부의 사연은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타이타닉’(1997년)에서도 등장했다. 물이 점점 차오르는 선실 안 침대에서 포옹한 채로 최후를 기다리는 한 노부부의 장면이 이들 부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들 부부의 고손녀인 웬디는 타이태닉호 잔해가 발견된 그 다음 해인 1986년 러시 CEO와 결혼했다. 이후 웬디는 최근 2년간 총 3차례 걸쳐 타이태닉 잔해 탐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로 있으며, 회사 후원재단 이사로 오랜 기간 활동했다고 NYT는 전했다.

타이탄 수색 작업이 닷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여전히 잠수정의 위치는 오리무중한 상태다. 18일 실종된 이 잠수정에는 탑승객 5명이 최대 96시간 동안 숨 쉴 수 있는 공기만 공급된다. 미 해안경비대는 22일 오전 10시(미 동부시간)면 공기가 소진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타이탄의 골든타임이 상당히 임박한 가운데 이들의 구조 가능성이 여전히 불투명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