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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 오리무중”…타이태닉 관광 잠수정, 구조 ‘골든타임’ 지나

입력 | 2023-06-22 21:01:00


미국 매사추세츠주 앞 북대서양 근해에 가라앉아 있는 타이태닉호 잔해를 보기 위해 18일 오전 심해로 하강한 5인용 잠수정 ‘타이탄’. 하강 약 1시간 45분 만에 교신이 끊겨 현재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심해지도 제작업체 마젤란은 4000m 해저에 가라앉아 있는 타이태닉을 3차원(3D) 기술을 활용해 실물 크기로 재현했다. 마젤란


타이태닉호 잔해 탐사에 나섰다 실종된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의 구조 골든타임이 지났지만, 미국과 영국·캐나다·프랑스 구조팀은 타이탄의 소재를 아직 찾지 못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타이탄의) 산소가 다 떨어진 가운데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색을 진행하던 미 해안경비대는 잠수정 내 산소 고갈 시점이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7시 18분경(한국시간 오후 8시 18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8일 잠수한 타이탄은 최장 96시간(4일)동안 쓸 수 있는 산소만 확보하고 있던 상태였다.

미 해안경비대는 원격수중탐사장비(ROV) 2대와 선박 5개를 동원해 수색 작업을 했다. 자국민 탑승자가 있는 프랑스는 수심 4000m까지 들어갈 수 있는 수중 로봇을 장착한 선박을 파견했지만, 잠수정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전날 구조대가 수중에서 ‘쿵쿵’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고 밝혔지만, 발원지도 파악되지 않았다.

타이탄은 지난 16일 캐나다 최동단 뉴펀들랜드 래보라도주 세인트존스에서 출항해, 18일 오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 해안에서 약 900마일(약 1450km) 떨어진 곳에 도착한 뒤 잠수를 진행했다. 이후 1시간45분 만에 통신이 두절돼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타이탄에는 운영사인 ‘오션게이트익스페디션’의 최고경영자 스톡턴 러시(61) 등 총 5명이 탑승해 있다. 이들의 여행비는 1인당 25만 달러(약 3억4000만 원)로 ‘초호화 익스트림 관광상품’이란 비판도 있었다.

러시는 지난 2009년 이 회사를 설립했으며 2021년 타이태닉 해저 관광 서비스를 시작해 주목받았다. 그는 지난 2018년 타이탄을 타고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단독 4000m 잠수에 성공한 바 있다. 그는 미국의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잠수정을 타는 것이 특별히 위험하지 않지만 수면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일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아내는 웬디 러시로 1912년 타이태닉 침몰로 사망한 일등석 탑승객 이시도르·아이다 스트라우스의 고손녀로 확인됐다.

영국 국적의 해미시 하딩(58)은 본사가 두바이에 있는 비행기 중개업체 ‘액션 에비에이션’의 회장이다. 그는 서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의 가장 깊은 곳까지 잠수해 최대 수심에서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등 극한 체험을 즐겼다.

폴 앙리 나르젤렛(77)은 하딩과 함께 100년 전통의 탐험 단체 ‘익스플로러 클럽’ 회원으로 활동해 왔고 프랑스 해군 잠수부 출신 해양 탐험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미스터 타이태닉’이라는 별명을 가졌고 ‘난파선’ 탐구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파키스탄 출신 영국인 사업가 샤자다 다우드(48)는 그의 아들 술레만(19)과 함께 잠수정에 탑승했다. 다우드는 영국에 기반을 둔 파키스탄의 화학·에너지 대기업인 엔그로 홀딩스의 부회장이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