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전 특검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어제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우리은행이 2015년 3월 김만배 씨 등이 주축이 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1500억 원의 여신의향서를 발급해 준 것을 주목하고 있다. 당시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던 박 전 특검이 이 과정에 개입했고,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서 50억 원을 받기로 한 것이 수재 혐의에 해당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박 전 특검이 대장동 사업에 처음부터 깊숙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전 특검은 2011년 부산저축은행의 대출을 불법 알선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조우형 씨를 변호했는데, 조 씨는 나중에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주가 됐다. 2015년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 로비와 관련해 수원지검에서 수사를 받았을 때에도 박 전 특검이 변호를 맡았다. 박 전 특검의 측근인 양재식 변호사는 2014년 말부터 민간업자들과 한 몸처럼 움직였다고 한다. 박 전 특검의 딸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면서 대여금과 퇴직금 등 약 25억 원을 받았다.
검찰 출신 가운데 박 전 특검만큼 언론에 이름이 오랫동안 자주 오르내린 인물은 많지 않다. 검사 재직 당시 그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대검 중수부장 등을 지내며 대형 사건을 진두지휘했다. 2016년 11월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검으로 임명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박근혜 정부의 실세들을 줄줄이 구속했고, 이는 박 정권의 몰락과 문재인 정권의 등장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