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부진 속 ‘극과극’ 성적 내국인 해외 직접투자는 소폭 늘어
지난해 한국의 경상수지가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극과 극의 성적표를 거뒀다. 대미 경상수지는 사상 최대 규모 흑자를 기록한 반면에 대중 수지는 수출 부진으로 2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는 677억9000만 달러로 전년(455억4000만 달러)보다 222억5000만 달러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승용차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나면서 대미 상품수지(563억8000만 달러)가 2014년 이후 최대 흑자를 낸 영향이 컸다. 서비스수지는 20억2000만 달러 적자를 냈지만, 이 역시 운송수입이 증가하면서 2005년(33억 달러 적자) 이후 최소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대중 수지 흑자는 전년(234억1000만 달러) 대비 312억 달러 쪼그라든 ―77억7000만 달러(적자 전환)로 집계됐다. 대중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2001년(―7억6000만 달러) 이후 21년 만이고 적자 규모도 역대 최대다. 반도체 등 기계·정밀기기와 석유제품의 수출이 감소한 반면에 원자재 등의 수입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화용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장은 “대중 수출 부진은 반도체 영향이 큰데, 향후 중국에서 전자기기 생산이 늘어나면서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직접투자도 함께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