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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청장 “백병원 폐원, 큰 혼란 없어…의료시설 지정 속도”

입력 | 2023-06-23 11:21:00

"주말·야간 문 여는 병원 지원, 의료 공백 메울 것"
"도시계획시설 입안 요청까지 빠르면 6개월 소요"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이 23일 ‘백병원 폐원’ 사태와 관련해 “당장 큰 우려나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전날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백병원이 ‘내일이라도 문을 닫으면 어떤 우려스러운 일이 발생할지’를 점검해봤다”며 “백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 중 입원 환자 숫자가 122병상 중 50병상 정도다. 관내 국립중앙의료원이 있는데 남아있는 병상 수나 수용 가능한 환자 수 등을 볼 때 충분히 커버(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날 수 있는 의료 공백을 생각해 주말이나 야간에 문을 여는 병원을 구청에서 지원해 안내하고, 백병원보다 규모는 작지만 중구 내 송도병원 등 다른 병원들이 잘 연계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도록 할 것”이라며 “의료 문제에 있어 다소 불편함은 있을 수 있지만 직장인들, 주변에 사는 분들에게 큰 문제가 없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백병원 부지를 의료시설로만 쓰도록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만간 해당 절차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구청장은 “사유재산에 제약이 생길 수는 있지만 공공의 이익을 생각했을 때 대부분의 주민들과 서울시민 입장에서는 도심권 한복판에, 그 땅에 병원이 있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공무원들과 논의한 결과 그 땅은 의료기관으로 쓰이도록 해야 하고,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추진하는 게 맞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백병원 부지에 대한 도시계획시설 결정은 중구청이 기초조사를 실시한 뒤 열람공고 등 주민의견을 청취해 결정안을 제출하면, 서울시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진행하고 서울시장이 최종 결정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안병석 중구 도심정비과장은 “서울시에서 빠른 입안절차를 진행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이달 중 구청장이 입안에 대한 내부 방침을 정하게 된다”며 “서울시 입안 요청까지는 빠르게 6개월 정도 소요될 것이다. 최대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지금 단계에서는 백병원에 대한 지원을 생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백병원에서 더 이상 의료 행위를 안 하겠다는 방침을 정했지만 아직 문을 닫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최종 결정을 보고 강구할 수 있는 방안을 여러가지로 생각해 보겠다. 우선은 해당 부지에 병원시설로 지정하기 위한 행정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산 고도제한 규제 완화와 관련해서는 “남산에 고층빌딩을 올리자거나 규제를 없애버리자는 게 아니다”라며 “규제의 불합리한 부분을 걷어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 28년간 고도제한의 압력을 온몸으로 받아낸 건 여기에 사는 주민들”이라며 “어디는 3층 이하로, 어느 곳은 도로면 이하로, 다른 곳은 성곽 높이 아래로 건물 높이를 막아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은 꿈도 꾸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남산고도지구에 가보면 ‘서울 한복판에 이런 동네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 것”이라며 “여기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매일의 일상을 옭아매는 불편함,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에서 이달 말 남산고도제한 완화와 관련해 발표를 한다고 한다”며 “1·2종 주택가들은 8m 정도 더 올라갈 수 있고, 대로변 3종 준주거지역 같은 경우 8m 이상, 20m까지도 더 올라갈 수 있는 그런 완화 내용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 내 인구 감소 문제에 대해서는 “서울 한복판에서 가장 먼저 구의 존폐위기를 걱정한 곳, 가장 빠르게 노령화되고 있는 곳으로 인구문제에 대해 고민이 깊다”며 “일찍이 이러한 고민을 거친 프랑스나 스웨덴 사례를 보면 출산 양육 친화적인 사회구조를 만들고, 다양성에 대한 사회 포용력을 키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중구가 출산장려금 확대와 산후조리비 지원을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초등돌봄을 주요 화두로 꺼내들면서 시 교육청에 관련 예산이 편성되는 결실도 얻었다”고 말했다.

신당역 인근 신중앙시장에 대해서는 ‘스페인의 산타 카테리나’ 시장과 같은 새로운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김 구청장은 “지난달 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신중앙시장이 서울시의 ‘디자인 혁신’ 시장으로 선정됐다”며 “현재 신당역과 시장 지하를 연결 짓는 통로를 만들고 있어 신중앙시장의 접근성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지역의 스토리를 녹여낸 새로운 디자인을 입혀 서울 대표 관광 명소로 변신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