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삼성 감독(왼쪽)과 이승엽 두산 감독.삼성·두산 제공
현역 시절 동갑내기 절친이었던 두 스타플레이어 출신 지도자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과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비슷한 시기에 시련을 겪고 있다. 팀 순위가 주저앉으면서 부임 첫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삼성과 두산은 지난 22일 경기 이후 나란히 순위가 하락했다. 키움 히어로즈에 스윕을 당한 삼성은 최하위로 추락했고, 두산 역시 SSG 랜더스와 3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6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현재 삼성은 3연패, 두산은 4연패에 빠져있다.
1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2023 KBO리그’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박진만 감독이 9회말 공격을 지켜보고 있다. 2023.4.11 뉴스1
주축 선수들의 이탈도 뼈아프다. 오재일과 구자욱이 각각 부진과 부상으로 빠져있고, 그나마 중심 타선에서 제 역할을 해주던 강민호도 20일 경기에서 당한 손목 부상 여파로 2경기 연속 결장했다.
마운드에서도 베테랑 오승환과 우규민이 1군에 없다. 흔들릴 때 구심점이 돼야 할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빠져있어 분위기를 추스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이 최하위로 떨어진 건 2018년 5월14일 이후 무려 1865일 만이다.
두산의 상황도 좋지 않다. 숱한 부상자 발생 속에서도 꾸준히 중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이제 버티기에도 한계가 온 모양새다.
두산은 최근 10경기에서 3승(7패)을 거두는 데 그쳤다. 지난 9일 KIA 타이거즈와 홈 3연전을 시작으로 4연속 루징시리즈를 기록 중이다.
두산 야구를 상징하는 단어는 ‘허슬두’다. 몸을 사리지 않는 헌신적인 플레이와 탄탄한 수비력을 앞세워 KBO리그를 호령했다. 하지만 최근 두산 야구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3대5로 패배한 두산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3.6.22 뉴스1
지난 18일 LG 트윈스전에서 무더기 실책성 플레이가 나오면서 대패한 뒤 이례적으로 선수단 미팅을 소집하기도 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돌아온 건 SSG전 스윕패였다. 올 시즌 두산의 실책은 59개로 리그에서 3번째로 많다. 모두가 알던 두산의 모습이 아니다.
두산은 최근 부진으로 2군에 내려와 있던 호세 로하스를 1군에 콜업했다. 당초 복귀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봤지만 급하게 올렸는데, 그만큼 팀 상황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오는 24일 키움전에서는 재영입한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이 KBO 복귀전을 치른다. 외국인 선수들이 위기 돌파의 선봉장이 돼야 한다.
박진만 감독과 이승엽 감독은 개막 전 “하위권 평가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의지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비슷한 시기 최대 위기에 봉착한 두 감독이 연패 탈출을 위해 어떤 묘책을 들고 나올지 관심이 모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