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모델 임종소 씨 따라 근육 키운 강석헌 씨의 건강법
5월 20일 서울 강동구 호원아트홀에서 열린 WNC(World Natural Championship) 시그니처 보디피트니스대회 시니어부(50세 이상) 남녀 부문에서 여든을 앞둔 남녀 노익장들이 우승해 화제를 모았다.
여자부 비키니 부문에서 임종소 씨(79), 남자부 피지크 부문에서 강석헌 씨(77)가 정상에 오른 것이다. 그런데 둘은 오랜 친구 사이였고, 근육을 만들어 ‘시니어 스타’가 된 임 씨를 따라 강 씨가 운동해 좋은 결과를 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져 또 화제를 모으고 있다.
5월 20일 서울 강동구 호원아트홀에서 열린 WNC(World Natural Championship) 시그니처 보디피트니스대회 시니어부(50세 이상) 남녀 부문에서 우승한 임종소 씨(왼쪽)와 강석헌 씨. 메카헬스짐 제공
강석헌 씨가 5월 20일 서울 강동구 호원아트홀에서 열린 WNC(World Natural Championship) 시그니처 보디피트니스대회 시니어부(50세 이상) 남자 피지크 부문에서 우승한 뒤 포즈를 취했다. 메카헬스짐 제공
임 씨가 몸을 만든 경기 용인시 메카헬스짐에서 보디빌딩 국가대표 출신 박용인 관장의 개인레슨(PT)을 주 3회 받으며 근육을 만들었다. 하루 2시간 넘게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하루 쉬는 리듬으로 운동했다. 식단도 바꿨다. 소주 안주로 즐기던 삼겹살과 곱창 등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쇠고기와 닭가슴살 등 단백질하고 야채 위주로 먹었다. 그러자 효과가 나타났다. 8개월 뒤 지난해 8월 열린 안성시장배 보디피트니스대회 시니어부에서 4위에 올랐다. 그리고 올해 우승한 것이다.
강석헌 씨가 경기 용인시 메카헬스짐에서 근력운동을 하고 있다. 용인=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근육은 나이에 상관없이 키울 수 있다. 1990년 미국의사협회 저널에 ‘90세 어르신들의 고강도 근육훈련’이란 논문이 발표된 이후 노인들도 근육 운동을 하면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당시 90세를 넘긴 남녀 9명을 대상으로 8주간 강도 높은 근력 훈련을 시켰는데 근력도 좋아졌고 걸음걸이도 향상된 것이다. 근육을 키우면 최소 10년은 젊게 사는 것이다. 그래서 근육운동은 젊음을 되돌려주는 회춘약(回春藥)으로 불린다.
강 씨는 젊었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10대 후반엔 권투를 했다. 권투선수로 성공해보겠다는 목표도 있었고 관장의 기대도 받았지만 부모의 반대, 직장생활과의 병행 등으로 힘들어 포기했다. 군복무를 하면서는 마라톤 42.195km 풀코스를 완주하기도 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달리고 등산하고 댄스스포츠를 하는 등 건강에 신경을 썼지만 어느 순간 허리 협착이 오는 등 힘이 딸리기 시작했다.
강석헌 씨가 경기 용인시 메카헬스짐에서 근력 운동을 하다 잠시 여유를 찾고 있다. 용인=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아파트도 30, 40년 되면 수천만 원, 수억 원 들여 리모델링을 하거나 재건축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람들이 우리 몸에는 투자를 하지 않을까요? 특히 나이 좀 먹은 사람들은 몸 리모델링은 고사하고 먹는 것 등 아끼느라 더 몸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아요. 사람으로서 국보 1호가 우리 몸이잖아요. 우리 몸에 투자해야 합니다.”
강 씨가 근육 운동으로 새 삶을 살면서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다. 뒤늦게 근육 운동을 시작했지만 대회에 우승하면서는 다른 사람에게 ‘자극제’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계속 몸 만들어 대회에 출전하겠다고 했다. 그는 “대회 출전이란 목표가 있으니 더 열심히 훈련하고, 대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니 동기부여가 돼 더 땀을 흘리는 선순환이 된다”고 했다.
강석헌 씨(왼쪽)와 임종소 씨(가운데), 박용인 관장이 운동을 끝낸 뒤 환담을 나누고 있다. 용인=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열심히 하다 보니까 관장님 덕분에 대회 출전이란 좋은 기회가 생겼어요. 대회에 출전에 좋은 결과를 얻으니 ‘하면 된다’는 자신감도 충만해지고…. 그렇다 보니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근육 운동에 빠져 즐기다 보니 세상이 달라졌어요. 이젠 평생 근육 만들며 살 겁니다.”
근육 운동하는 강석헌 씨(왼쪽)를 지도하고 있는 박용인 관장. 용인=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저같이 나이 드신 분들 중에서 근육 운동으로 성과를 낸 분들을 모아서 노래 그룹을 만들고 싶어요. 요즘 ‘백발소년단’이라고 나이 드신 분들이 노래단을 만들어 활동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육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노래도 함께 부르며 즐겁게 재밌게 살고 싶습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더니 강 씨는 친구 덕분에 건강한 노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