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어 유통량의 약 90%는 노르웨이산이다.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노르웨이=연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 노르웨이에서 ‘빨간 보석’이라고 평가받는 게 있다. 바로 레드 킹크랩이다. 킹크랩의 가치는 브라운, 블루, 레드 순으로 높다. 레드 킹크랩은 킹크랩 품종 중 가장 맛이 좋다고 인정받는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활 킹크랩 수입량은 4900t. 여기서 2000t은 중국, 홍콩 등으로 재수출됐고, 나머지 2900t이 국내에서 소비됐다. 품종별 소비율로 보면 러시아산 레드 킹크랩이 63%로 가장 높다. 이어 러시아산 블루 킹크랩(33%), 노르웨이산 레드 킹크랩(3%) 순이다. 노르웨이산의 비중은 낮지만, 품종 중에선 레드 킹크랩의 소비 규모가 가장 큰 셈이다.
노르웨이 활 레드 킹크랩의 주요 수출국에서 한국은 홍콩과 함께 2~3위를 오간다. 최대 수출국은 미국이다. 소비 비중은 낮게 나타나지만, 노르웨이 입장에선 매우 중요한 시장인 것이다.
본래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의 소비 비중도 더 보다 높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영향을 줬다. 지난해 3월 이전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의 대표 항로는 약 8시간 소요됐다. 하지만 전쟁 이후 항로를 변경하면서 운송시간이 12시간으로 늘었다. 또한 미국과 EU의 제재로 인해 러시아산 수요가 떨어지면서, 노르웨이산이 상대적으로 35% 비싸게 판매됐다. 지난해 소비 비중이 위축된 이유다.
이에 따라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는 국내 마케팅을 확대하겠다는 신호탄으로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코트에서 열린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 세미나 및 셰프의 테이블’을 열었다.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이 신선한 상태로 한국의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주제로, 안네 카리 한센 오빈 주한 노르웨이 대사를 포함한 노르웨이 및 국내의 다양한 수산물 전문가들이 모여 시장 분석 데이터 및 산업 현황 등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시아에서 킹크랩 시장 규모가 전체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요세핀 보라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갑각류 애널리스트는 이날 세미나에서 “팬데믹 기간 동안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맛있는 음식에 대한 보상심리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노르웨이 어민 판매 조합 소속 신느 글드브란센도 “이번 세미나를 위해 한국에 방문했는데, 한국이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뿐 아니라 전반적인 수산물 산업에서 무궁무진한 잠재성을 지닌 시장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라며 “한국은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의 주요 소비국 중 하나로,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 및 원산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의 우수한 품질과 맛을 한국 소비자들이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