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베트남 주석과 90분 정상회담 “北 핵-미사일 도발 대응 공조 강화” ‘포괄적 전략 동반자’ 행동계획 채택
尹, 베트남 국빈 방문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보반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 23일 하노이 베트남 주석궁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입장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한국의 발전된 희토류 정·제련 기술로 베트남의 풍부한 희토류를 개발하는 ‘핵심 광물 공급망 센터’ 설립에 합의했다. 하노이=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보반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베트남의 희토류 개발을 위한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 설립에 합의했다. 반도체·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로 ‘4차 산업혁명의 쌀’이라 불리는 희토류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베트남과 협력을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인 베트남에 퇴역 함정을 양도하기로 했고 해양 치안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참여도 구체화되고 있다.
윤 대통령과 트엉 주석은 이날 오전 9시 15분(현지 시간)부터 90분간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회담을 열고 양국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베트남에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설립해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희토류 매장량 2위다. 한국은 전기차에 쓰이는 영구자석용 희토류 수입의 86%(2021년 기준)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공급망 다변화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베트남과의 협력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과의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이번 경제사절단 규모(205개 기업)를 4월 방미 규모(122개 기업)보다 크게 늘렸다.
윤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견인하기 위해 한국과 베트남은 아세안 및 양자 차원 모두에서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엉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에 기여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과 전통적 우방관계를 맺어온 베트남 정부도 북한 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지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