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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높이고 비용 줄인 ‘케이블프리 제트팬’ 개발

입력 | 2023-06-26 03:00:00

한국도로공사




터널 방재인증센터 상용화 시험 모습.

밀폐된 공간인 터널에서 차량 결함이나 사고로 화재가 난 경우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열기와 연기로 인해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유독가스 등을 터널 외부로 배출해 이용객의 대피를 도와주는 시설이 있는데 우리가 흔히 터널 천장에서 볼 수 있는 원통 모양의 제트팬이다.

그간 한국도로공사는 사고 발생 시 위험성이 높은 터널을 대상으로 총 2783개의 제트팬을 설치해 화재로부터 안전한 고속도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기존의 제트팬은 수백 m에 달하는 케이블 등 대규모의 전력 공급 시설이 필요해 설치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컸으며 화재로 기반 시설에 손상이 있을 시 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에 공사는 비상시에도 24시간 끊김이 없는 터널 내 전원 공급을 위해 전선을 최소화한 ‘케이블프리 제트팬’을 개발해 고속도로 교통안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케이블프리 제트팬은 한국도로공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전력 공급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외부에서의 전력 공급을 대신해 터널 내부에 배터리 및 전력 변환 장치(인버터)를 설치해 화재나 정전 시에도 안정적으로 제트팬을 가동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케이블프리 제트팬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안전성을 확보하고 분진 등 기기 장애 유발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외부 밀폐 형식의 견고한 터널 맞춤형 구조로 고안됐다.

이후 국내 유일의 실물 터널 실험장인 터널 방재인증센터(충북 영동)에서 반복 검증을 실시했으며 산-학-연 합동 성능 평가를 통해 현장 적합성을 확보하고 상용화에 성공했다.

2022년 12월 중부내륙고속도로 김천1터널 등 4개소를 대상으로 한 시범 설치 결과, 기존 제트팬 대비 기반 시설 설치가 줄어 공사비 16억 원(개소당 4억 원)이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향후 5년간 전국 101개 터널에 확대 적용 시 연간 소요되는 유지 관리비 66억 원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모듈 형태의 단순한 구조로 설계된 케이블프리 제트팬은 신속한 설치를 통해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도로 통제로 인한 고객 불편이 줄어들고 절감된 예산은 제연 시설 조기 보완 등에 재투자돼 터널의 주행 안정성을 더욱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해외 특허출원과 세계도로협회를 통한 기술 보급 등을 통해 공사의 터널 방재 기술에 대한 위상을 높일 수 있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제트팬 운영 시스템 개선으로 비용 절감과 동시에 터널 화재 대응 역량을 강화할 수 있었다”라며 “신기술 개발 효과를 안전시설에 지속적으로 재투자해 더욱 안전한 고속도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해선 기자 hhs255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