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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언젠가 크겠지’라고 생각했던 점을 후회하고 아이에게 미안하다며 “성장이 끝날 때까지 매일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생각에 안쓰럽다”며 “앞으로 중학교까지 다니며 수학여행, 수련회 등 여러 일정을 소화할 텐데 주사를 빼먹지 않고 잘 맞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뇌하수체에서 ‘소마토트로핀’(Somatotropin)이라는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성장호르몬이 결핍되면 저신장은 물론, 유치가 늦게 나거나 손톱이 잘 부러지고 뼈 발달이 늦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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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는 △엑스레이(X선) 촬영 △성장호르몬 자극 테스트 △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이뤄진다. 결핍증을 진단받으면 최대한 빨리 성장호르몬 투여 등을 해야 한다. 치료 기간은 성장이 거의 끝날 때까지고, 평균 성장 속도가 1년에 2㎝ 미만이 될 때 중단한다.
채현욱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25일 “만약 10세 이후, 늦게 치료를 시작하면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그만큼 감소해 치료한다 해도 정상 성인 키에 도달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일찍 시작할 경우 최종 성인 키는 더욱 크게 돼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인이 돼 최종 키에 도달한 뒤에도 ‘성장호르몬 결핍’으로 비만이나 대사증후군이 올 수 있고 근력이 떨어지므로 성장호르몬 분비 상태에 대한 재평가를 거쳐야 한다. 이후 결핍이 계속되면 성장호르몬을 투여한다.
국외 연구에 따르면 성장 부전으로 매일 성장호르몬 주사를 투여하는 소아 환자 중 주 1회 이상 투여를 놓치는 사례는 39% 있었다. 2회 이상 놓치는 경우는 23%로 나타났다. 더욱이 치료 순응도가 80% 이상인 환자 비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줄어, 5년 시점에는 28%밖에 되지 않았다.
치료 순응도에 따른 키 성장 속도 표준편차 점수(HVSDS) 연구를 보면 1주일에 하루 이하로 투여를 놓친 환자(치료 순응도가 높은 환자)는 1주일에 3일 이상 투여를 놓친 환자(치료 순응도가 낮은 환자) 대비 더 빠른 성장 속도를 보였다.
매일 맞아야 하는데 놓쳤다면, 투여 시간을 놓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면 되도록 빨리 맞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기존 투여 시간보다 다음 투여 시간에 가까운 시점이라면 다음 시간에 맞춰 투여하고 2배 용량을 투여하지는 말아야 한다.
최근에는 환아와 보호자가 참고할 만한 주사제가 국내 허가됐다. 한국화이자제약의 ‘소마트로곤’ 성분 주사로서 주 1회 투여로 매일 투여하는 주사제와 비열등 효과를 보인다. 2023년 5월 기준 국내 주 1회 뇌하수체 호르몬 제제 중 최초이자 유일한 프리필드펜 제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