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확산…대만서 차이 총통 지지율 곤두박질
2019년 대만 총통 선거 당시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왼쪽) 선거 캠프 핵심인 옌즈파(가운데)가 선거 유세 현장에서 민진당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 출처 롄허보
2016년 집권 이후 대만 독립과 반중(反中) 행보로 높은 지지를 받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지지율이 하락세다. 차이 총통이 속한 민주진보당(민진당) 인사들에 대한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폭로 영향이 크다. 중국공산당도 꺾지 못한 그의 지지율이 미투로 무너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여론조사기관 대만민의기금회(TPOF)의 20일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 지지율은 42.3%로 지난달(45.3%)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2020년 5월 두 번째 집권 시작 때 지지율(71%)에서 거의 30%포인트가 빠졌다. ‘차이 총통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지난달(37%)보다 11%포인트 이상 뛴 48.2%로 2019년 5월(47%) 이후 최고였다.
민진당 내부에서는 다른 여성 당원들의 미투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피해 여성들이 당 간부들에게 피해 사실을 보고했지만 묵살되거나 2차 가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더해지면서 민진당 도덕성에 비난이 쏠리고 있다. 최소 4명의 당 고위 인사가 부실 대응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내년 1월 총통 선거에 이번 민진당 미투 파문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민진당 지지율도 지난달 31.1%에서 24.6%로 곤두박질쳤다. 민진당은 파문이 커지자 조사팀을 꾸려 사건을 신속히 조사해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민진당 총통 후보 라이칭더(賴清德) 주석은 “중앙당 (미투 피해) 신고 메커니즘이 부적절했다”고 잘못을 시인하면서 “성희롱 사건은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며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