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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전’. 세부 코너인 ‘숫자로 본 한미동맹’에 적힌 이 숫자를 본 참석자들은 잠시 숨을 가다듬었다. 이국 땅에서 벌어진 한국전쟁에 목숨을 걸고 참전을 결정했던 미군 연인원을 뜻하는 숫자의 의미에 주목하면 그 무게감이 적지 않았던 것. 6‧25전쟁 발발일인 이날 한미 정부가 선정한 참전용사 10대 영웅의 공적을 소개하는 ‘영웅을 기억하는 나라’ 전시도 시작됐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엄숙주의에서 벗어나 현대적 의미에서 보훈의 의미를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여권에서 일고 있다.
● 미디어아트-기록사진-만화 …한미동맹 70주년 연중 특별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25 전쟁 73주년인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찾아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전‘’을 관람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6.23/뉴스1
아울러 ‘기증자료로 본 한미 동맹’ 전시에서는 미국 리버티 뉴스가 제작한 2분 분량의 한·미상호방위조약 가조인식 장면이 처음 공개됐다.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당시 조선의 대표였던 외교관 신헌이 쓴 ‘미국통상실기(美國通商實記)’의 한글 번역본이 전시되는 것도 처음이다. 아울러 곳곳에서 미디어아트, 기록사진, 만화 등 다양한 콘텐츠가 등장한 것.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과의 상호 관계가 미친 영향은 막대하지만, 젊은 세대가 이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장이 없었다”며 “한미 동맹 70년 동안 펼쳐진 역전과 재역전, 반전의 드라마를 재미있고 쉽게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보훈을 더는 엄숙주의에서 가둬두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尹대통령, “피묻은 군복 의미 기억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6·25 전쟁 73주년인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전을 찾아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6.23 (서울=뉴스1)
윤 대통령도 이날 ‘숫자로 보는 한미동맹‘를 비롯해 특별전을 관람한 뒤 “이 땅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한미 양국이 함께 흘린 피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결단과 피눈물 나는 노력, 그 위에서 피어난 따뜻한 우정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0대 영웅에 이름을 올린 김두만 장군을 비롯해 백선엽 장군의 후손 백남희 씨, 고 김동석 대령의 후손인 가수 김미령 씨 등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이 후손 의 이름과 공로를 일일이 언급하자 현장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장관석기자 jks@donga.com
정성택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