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부산은행 박주현 씨 로비 매니저로 근무한 14년 동안 보이스피싱 등 100여 건 막아 전화금융사기예방 공로 7차례 표창
BNK부산은행 반송운봉영업소의 로비 매니저인 박주현 씨는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고객들이 억울한 전자금융사기를 당하지 않게 최선을 다해 경비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억울한 금융사기를 당하는 고객이 없도록 매의 눈으로 주시하고 있습니다.”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BNK부산은행 반송운봉영업소에서 만난 박주현 씨(47)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고객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로비 매니저(보안경비원)로 오랫동안 근무하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은행을 찾은 고객이 업무를 원활하게 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시설을 방호하는 것이 박 씨의 주요 업무다. 그러나 지역에서 그는 ‘전화금융사기 피해를 막는 경비원’으로 더 유명하다. 로비 매니저로 근무한 14년 동안 그가 막아낸 사기범죄는 소소한 것까지 포함하면 100건이 넘는다고 한다. 박 씨는 부산은행 양정동지점에서 2009년 일을 시작한 뒤 우암동지점을 거쳐 2021년 2월부터 반송운봉영업소에서 근무 중이다.
전화금융사기를 막은 공로로 박 씨는 부산경찰청과 해운대구청장, 한국경비협회장 등으로부터 표창장과 감사장 7개를 받았다. 올 3월 28일에도 전화금융사기를 막아 해운대경찰서장에게 감사장을 받았다.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40대 여성 A 씨는 다른 은행에서 수천만 원을 인출해 사기범들에게 2차례 넘겼다. 반송운봉영업소에서 또다시 현금을 인출하려다가 박 씨의 눈에 띄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검사를 사칭한 사기범은 “계좌가 범죄에 악용되고 있으니 통장의 모든 돈을 뽑아 건네면 안전하게 보관해 주겠다”며 A 씨를 속였다.
박 씨는 “A 씨가 안절부절못하며 창구에 와서 3500만 원을 모두 현금으로 인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걸려 온 전화에 ‘네. 알겠습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을 수상히 여겨 A 씨를 안심시킨 뒤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영도구 청학동에 살고 있는 박 씨는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왕복 3시간 거리를 출퇴근하고 있다. 그는 “혼자 사는 노인을 노린 금융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고객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노인분들을 제대로 지켜줘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근무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기초생활수급비가 나오는 매월 20일과 어버이날, 명절 전후에는 사기범죄 발생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 더욱 긴장하며 감시한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지난해 10월 70대 노인이 저혈당 쇼크 등의 이유로 은행에서 쓰러져 경비원 교육 때 배운 심폐소생술 등을 활용해 응급처치했던 점을 가장 보람된 일 중 하나로 꼽는다. 박 씨는 “정년을 꽉 채울 때까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로비 매니저로 근무하고 싶다”며 “어느 분야에서든 최선을 다하면 빛날 수 있다는 것을 두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