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집 ‘연수’ 펴낸 장류진 작가
“안 돼!”

단편 6편이 담긴 소설집 ‘연수’(창비·사진)를 펴낸 장류진 작가(37)는 22일 전화 인터뷰에서 “20대 중반에 운전면허를 땄지만 이후 연수를 여러 번 받으며 고생한 기억이 있다. (주연처럼) 나도 겁이 많아서 운전을 잘하지 못한다”며 깔깔 웃었다.

단편소설집 ‘연수’를 펴낸 장류진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입으로 내뱉거나 몸짓과 표정을 연기하며 썼다.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서럽게 울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나라 사진작가 제공
이번 신간에서도 그는 젊은 직장인의 삶을 사실적으로 살려냈다. 단편소설 ‘펀펀 페스티벌’에선 대기업 입사 합숙면접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사투를 그린다. ‘동계올림픽’에선 방송사 인턴사원이 정직원 전환이 가능할지 불안함을 느낀다.
속도감 있는 전개로 읽는 맛을 살리는 그의 장점은 신간에서 여전히 빛난다. ‘삶의 애환을 달래는 건 월급뿐’이라고 토로했던 전작들과 달리 청춘을 위로하는 희망을 찾으려는 노력이 담겼다. 단편 ‘공모’에서 선배 직원은 회사를 그만둔다며 미안해하는 후배 직원에게 “네 미래가 될 수 없었던 내가 죄송하다”고 말한다. 표제작 ‘연수’의 후반부에서 운전 연수 선생님은 주인공에게 “잘하고 있다”며 용기를 준다.
“청춘에게 고통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해요.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슬픔만큼 기쁨도 존재하니까요.”
“사과나무에 사과가 나듯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야기를 쓸 뿐이에요. 소설을 쓰면서 고민한 시간이 제 슬픔이라면, 독자가 재밌게 읽어주는 게 제 기쁨입니다. 단편소설집과 경장편소설을 준비하고 있으니 기다려주세요.”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