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국제 밀 가격 하락을 이유로 라면 가격 인하를 권고하며, 국내 라면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 내부에선 가격인하 계획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는 입장과 함께 “국민 부담을 최소화할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전해진다. 2023.6.25/뉴스1 ⓒ News1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4% 내외로 높은 만큼 정부가 전방위적 압박에 들어갈지 주목된다.
2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5월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17.17로 전월 대비 7.3%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3%)을 두 배 넘게 웃돈 수치다.
특히 추 부총리가 공개적으로 업계의 자발적인 가격 인하를 요청한 라면보다 물가 상승 폭이 가파른 가공식품 품목도 전체 72개 중 14개에 달했다.
라면(13.1%)보다 가격이 많이 오른 품목은 △당면(16.9%) △부침가루(16.4%) △파스타면(19.6%) △기타육류가공품(14.3%) △어묵(19.7%) △맛살(22.1%) △치즈(21.9%) △참기름(14.4%) △식용유(14.0%) △초콜릿(18.8%) △잼(35.5%) △물엿(22.7%) △식초(31.8%) △드레싱(18.0%) 등이었다.
지난해 사상 최고로 치솟았던 국제 밀 가격이 최근 큰 폭 하락해 절반 수준으로 내려간 1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매대에 라면이 진열되어 있다. 2023.6.19/뉴스1 ⓒ News1
이에 정부가 어떤 식으로 가공식품 물가 잡기에 나설지 주목된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 21일 “원료는 많이 내렸는데 객관적으로 제품 값이 높다”며 “경쟁을 촉진하도록 공정위가 담합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유통 구조도 면밀히 살펴 구조적 안정을 취하는 쪽으로 가야겠다”라고 힘을 보탰다.
다만 정부가 공정위 차원의 담합 조사 외에 행정지도 등의 방식으로 강제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행정지도는 현재로선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부총리께서도 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기겠단 취지로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