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다시 희망으로] 컨선월드와이드
로힝야 난민촌의 아이가 컨선월드와이드 직원으로부터 급성영양실조 검사를 받고 있다. 컨선월드와이드 제공
“그곳에서 만난 한 어머니는 더위를 잠시라도 식히라며 저에게 형형색색의 부채를 건네줬습니다. 딸의 치마를 조각조각 잘라 만든 부채라며 옅은 미소를 보이셨습니다. 상상 이상의 뜨거운 날씨였지만 저는 그 부채를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난민캠프라 불리는 콕스바자르 난민캠프를 방문한 이준모 컨선월드와이드 한국 대표는 당시 캠프에서 만난 어머니를 이렇게 기억했다. 그는 “그곳에 있는 로힝야 난민들은 캠프 내에서 생계를 유지하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갖고 있는 자원 내에서 최대한의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몇 해 전 만난 그 어머니 역시 본인과 자녀의 옷을 엮어 만든 부채를 판매하며 캠프에서의 삶을 영위하고 계셨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국제인도주의단체 컨선월드와이드는 51년간 방글라데시에서 극빈층을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미얀마의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지역으로 유입이 되자 1991년부터는 로힝야 난민들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2017년에는 미얀마의 로힝야족 대상 박해로 콕스바자르 캠프에 수십만 명의 난민들이 강제 이주해 오자 컨선월드와이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UN 및 구호 기관들과 협력하며 로힝야 난민을 위한 통합 지원 사업을 이어왔다.
사로지 다쉬 컨선월드와이드 한국 국제사업부 부장은 “로힝야 난민들은 이곳에서 질병, 위생 문제, 영양 부족 등의 문제를 매일 겪고 있으며 나날이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아동들은 제대로 된 보호와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난민캠프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은 이곳을 집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5월에는 사이클론 모카(Mocha)가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지역을 강타해 폭우, 강풍, 산사태로 난민캠프에 큰 피해를 입혔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폭풍을 앞두고 주민들을 대피시켰지만 캠프에서 거주하는 난민들은 대피가 불가능해 인명 피해가 더 컸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사이클론 피해는 캠프에 살고 있는 약 93만 명의 난민들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혔고 환자들을 치료해야 하는 보건영양센터와 아이들을 위한 교육 시설들이 무너져 그나마 회복 중이던 난민들의 삶에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컨선월드와이드는 사이클론으로 피해를 입은 난민들을 위해 긴급 식량과 긴급 구호물자를 1500여 가구에 제공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박해, 분쟁, 폭력 등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껴 집을 떠난 사람들의 수가 전 세계적으로 1억 명을 넘어섰다. 이 수치는 본국을 떠나 국경을 넘은 난민과 자국 내에서 안전한 곳을 찾는 국내 실향민 수를 합한 수치로 최근 우크라이나와 수단에서 발생한 분쟁은 난민 및 국내 실향민의 수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가장 최빈국에서만 활동하는 국제인도주의단체 컨선월드와이드는 난민 위기 중 하나로 불리는 로힝야족을 위한 지원뿐만이 아닌 최근 발발한 우크라이나 및 수단 분쟁에 대응하며 인도적 지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황해선 기자 hhs255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