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반란을 일으킨 푸틴의 최측근 예브게니 프리고진. AP/뉴시스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인 바그너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62)이 하루 만에 반란을 철회한 배경에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가족을 헤치겠다’는 협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자국 안보 소식통 말을 인용해 “바그너의 모스크바 진격 포기 직전 러시아 정보기관이 ‘바그너 수뇌부의 가족을 해치겠다’고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프리고진이 가족을 인질로 삼은 러시아 정부의 협박을 이기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철수했다는 것이다.
해당 소식통은 “반란 작전에 투입된 바그너 용병은 8000명에 불과했다”며 “이는 애초 2만5000명이 동원됐다는 프리고진 주장에 크게 못 미치는 수”라고 전했다.
프리고진은 지난 23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참모총장을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 그는 8000여명의 병력을 대동해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도중 돌연 철수를 발표했다. 이에 크렘린궁은 “당국이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입건을 취소하기로 했고 그는 벨라루스로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수도 모스크바를 얼마 안 남기고 진격하던 바그너가 별다른 저항 없이 물러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왔다. 프리고진을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쇼이구 장관의 거취에 대해서도 조치가 없다는 점 또한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왔다.
현재 프리고진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전날 그가 로스토프나도누를 떠나는 모습이 목격된 게 마지막이다. 망명을 제안했던 벨라루스와 러시아 당국 또한 프리고진의 소재와 관련해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