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 경감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3.6.26/뉴스1
26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 경감대책’을 발표했다. 이달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수능에서 공교육 과정 이외의 문제는 출제를 배제하라고 지시한 지 11일 만이다.
교육부는 킬러 문항 배제를 통해 ‘공정 수능’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출제 단계에서부터 ‘공정수능’을 검증하는 자문위원회와 점검위원회를 가동해 킬러 문항을 솎아낸다. 현재 수능 출제위원의 45%는 고교 교사, 55%는 교수로 구성되는데 교사의 비중을 더 높이기로 했다. 학교에서 실제 고3 학생들이 배우는 문제를 많이 출제하자는 취지다.
교육부는 최근 수능과 모의평가에서 출제된 킬러 문항 사례 26개도 공개했다. 전문용어와 추상적 지문, 다수 개념이 결합됐거나 대학에서 배울 법한 이론 등이 포함된 문제들이다. 하지만 공식적인 정답률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교육 이권 카르텔에) 사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면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번 기회로 또 다른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일부 학원들의 불안 마케팅, 공포 마케팅에 현혹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런 문항들이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을 높인 것은 맞지만 킬러 문항의 명확한 기준이 무엇인지 발표되지 않아 학생들이 더 혼란스러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정부가 사교육 종합대책을 발표한 것은 2014년 박근혜 정부 이후 9년 만이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