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코리아’ 행사 DDP서 개막
해외기업-연구기관 등 50곳 참여
국내 개발중인 양자컴퓨터 전시
정부, 8년간 R&D에 1조원 투입


26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개막한 양자 관련 국제행사 ‘퀀텀코리아 2023’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위쪽 사진). 이날 행사 현장엔 50큐비트 양자 컴퓨터 모형도 전시됐다. 50큐비트는 양자 컴퓨터가 기존 슈퍼 컴퓨터의 능력을 뛰어넘는 ‘양자 우위’의 최소 기준점이다. 뉴스1
“양자 기술 대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
26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이날 DDP에선 국내 최대 양자 분야 국제 행사인 ‘퀀텀코리아 2023’이 개막했다. 퀀텀코리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0년부터 열린 양자정보주간을 확대 개편한 행사로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 글로벌 기업을 포함해 투자·연구 기관 등 50여 곳이 참여했다.
국내 양자 연구 기관들은 이날 행사장에 마련된 전시 부스에서 관람객들에게 양자 기술의 현주소를 선보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날 다이아몬드 기반의 양자 컴퓨터를 전시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상당수 양자 컴퓨터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영하 270도 수준의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다이아몬드 기반의 양자 컴퓨터는 상온에서도 구동할 수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전시관에선 초전도 방식의 양자 컴퓨터 개발 성과가 전시됐다. 초전도 방식은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KRISS 자체적으로 50큐비트급의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50큐비트급의 양자 컴퓨터 개발에 성공할 경우 미국, 중국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세 번째 성과다.
정부는 퀀텀코리아를 계기로 빠르게 성장 중인 양자 기술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양자 기술 시장은 2040년 1060억 달러(약 138조754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 정부는 이미 양자 분야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며 미래 양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연간 1조 원 이상의 예산을 양자 기술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영국은 3월 국가 차원의 양자 전략을 발표하고 2024년부터 10년간 25억 파운드(약 4조15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양자 분야의 주도권을 놓고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선제적으로 새로운 양자 기술과 전략을 발표한 IBM, 구글 등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도 본격적으로 양자 분야에서 맞불을 놓고 있다.
한국도 주요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2024년부터 8년간 996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양자과학기술 연구개발(R&D)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올해 4월 신청한 상태다. 2031년까지 1000큐비트급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겠다는 게 목표다.
이날 행사엔 세계적인 석학도 방문했다. 축사는 양자얽힘 현상을 실험을 통해 증명한 존 클라우저 박사가 맡았다. 존 마르티니스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 교수, 김정상 듀크대 교수 등의 석학도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주영창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양자 과학 기술 분야에서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