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前방통위장 첫 공판서 공방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점수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6일 오전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2020년 TV조선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점수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첫 재판에서 “무고함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6일 오전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태웅)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 측은 “한 전 위원장이 재승인 심사 점수 집계 직후인 2020년 3월 20일 오전 7시경 TV조선이 재승인 기준 점수를 넘었다는 보고를 받고 ‘미치겠네, 그래서요’, ‘욕 좀 먹겠네’ 등의 말을 하면서 점수 조작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또 점수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알면서 같은 달 23, 24일경 바뀐 결과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검찰 측은 “점수 조작을 감추고자 조작된 사실이 없다는 해명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 전 위원장 측은 “공소 사실을 부인한다”고 맞받았다. 또 “검찰의 공소 제기는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반해 공소 기각 사유가 된다”고도 했다. 한 전 위원장이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공동대표로서 활동했다는 등 판사에게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는 내용이 공소장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 측은 또 검찰이 양모 국장을 20차례, 차모 과장을 12차례 불러 조사한 사실을 지적하며 “불필요하게 여러 차례 출석 요구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 검찰 인권보호 수사규칙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