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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만에 재건 덕수궁 돈덕전, 첫 손님맞이

입력 | 2023-06-27 03:00:00

1903년 건립 대한제국 영빈관
당시 수교 12개국 외교관 등 초청
“돈덕전은 우리 외교사 상징 건축물”
내부공사 마무리후 9월 공식 개관



100년 만에 재건된 서울 중구 덕수궁 돈덕전에 영국 독일 등 12개 나라 외교관 및 인플루언서들이 26일 초청돼 들어가고 있다. 뉴스1


“환영합니다. 여러분은 재건된 돈덕전(惇德殿)에 초청된 첫 손님입니다.”

26일 서울 중구 덕수궁 돈덕전. 약 100년 만에 재건된 대한제국의 영빈관인 이 건물에 과거 조선과 수교했던 나라의 외교관들이 첫발을 내디디자 안내를 맡은 이석민 문화콘텐츠기업 온나무 대표가 인사했다.

미하엘 라이펜슈툴 주한 독일대사, 볼프강 앙거홀처 오스트리아대사, 프랑수아 봉탕 벨기에대사를 비롯해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헝가리, 덴마크 등 8개국 외교관들은 발굴조사 때 발견된 푸른색 타일을 재현해 만든 돈덕전 바닥에 올라선 뒤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5년간의 공사로 다시 세워진 돈덕전에 외빈이 초청된 건 처음이다.

이날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가 연 ‘100년의 역사, 100년의 우정―문화유산 공공외교의 장, 돈덕전’ 행사에는 1876∼1902년 조선과 수교했던 12개 나라(일본, 미국, 독일,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 프랑스, 오스트리아-헝가리, 중국, 벨기에, 덴마크) 가운데 영국 등 8개국 외교관과 한복을 입은 12개국 인플루언서 12명 등 30명이 참석했다.

권점수 덕수궁관리소장은 “돈덕전은 우리의 외교사를 상징하는 건축물”이라며 “대한제국과 수교해 우정을 나눴던 12개국의 후예들이 재건된 돈덕전에서 다시 만나 친교를 다지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돈덕전 내부를 소개하며 1883년 영국과 한국이 수교한 역사를 말했다. 폴 클레멘슨 주한 영국문화원장은 “영국과 한국이 수교한 지 140주년이 되는 해에 양국의 외교사를 간직한 돈덕전에 초청돼 기쁘다. 일제강점기 잃었던 건물을 재건한 한국의 역사는 놀랍다. 많은 한국인의 희생과 성실함이 있었기에 한국은 옛 문화를 지키는 나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일본인 유학생 후루야 고노미(古家好·23) 씨는 “한국과 일본 사람들이 서로의 나라를 여행하며 좋은 관계를 맺었으면 좋겠다. 나도 일본 친구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겠다”고 했다.

돈덕전은 고종 즉위 40주년 기념 행사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1903년 서양식으로 건립됐다. 대한제국 시기 국빈급 귀빈을 맞이하는 영빈관으로 사용됐다. 1907년 순종이 이곳에서 즉위했다. 1921년과 1926년 사이 일제에 의해 철거됐으나 2017년 재건을 시작해 지난해 11월 외부 공사를 마쳤다. 문화재청은 내부 공사를 마무리하고 올해 9월 25일 돈덕전을 공식 개관할 계획이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