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군부 도전, 심각한 불안요소 軍 사상통제-기율강화 이어질것” 푸틴 지지로 러와 협력강화할 수도
예브기니 프리고진. 라스토프=AP/뉴시스
군·정보 당국은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무장반란이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독재 체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시하고 있다. 프리고진 사태는 36시간 만에 일단락됐지만 집권층 내부의 암투가 언제든 권위주의 체제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 프리고진 사태 관련해 아직 북한 내 특이 동향을 포착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가 강화되는 가운데 북한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왔다. 북한은 바그너 그룹에 무기 지원까지 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이런 가운데 프리고진 반란 철수 직후인 25일 임천일 북한 외무성 부상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대사를 만나 “반란이 순조롭게 평정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신속하게 입장을 분명히했다. 이는 북한이 느끼는 긴장과 불안감의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푸틴 대통령처럼 공고한 권력도 갑자기 도전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가 느낀 긴장감은 매우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은 이번 내부권력 투쟁이 푸틴 대통령으로까지 불씨가 옮겨붙는 과정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더욱 긴장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박 교수는 “북한이 제일 두려워하는 급변 사태는 민중봉기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며 “바그너 그룹처럼 조직화된 내부 세력이 군사능력을 갖고 도전하는 것은 더욱 심각한 불안 요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북한에서 조만간 군에 대한 사상 통제와 기율 강화작업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언제든지 군부가 자신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은 김 위원장이 군령권 통제를 강화하려고 나설 것이란 의미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