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벨라루스 철권 통치 ‘러 붕괴 막았다’ 선전 나설듯
9일(현지 시간)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회동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소치=AP 뉴시스
사상 초유의 러시아 내분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본 사람은 1994년부터 집권 중인 ‘동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69)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24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에게 반기를 든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협상을 성공시켜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약 30년의 철권 통치와 잔혹한 반대파 탄압으로 그간 국제 사회에서 기피 인물 취급을 받았지만 이제 ‘내가 러시아의 붕괴를 막았다’고 선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5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국제사회 ‘천민’이었던 루카셴코가 중재 성공 후 자신을 신뢰할 만한 정치가 겸 중재자로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벨라루스 국영 벨타통신은 당초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과의 협상 성공 가능성을 반신반의했지만 프리고진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전화를 걸자마자 받았고 협상이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24일 내내 양측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