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 간 변별 목표와 킬러문항 배제, 다소 상반" 교육부 제시 킬러문항, "동의하기 쉽지 않다" "사교육비 상승, 수능 난도나 킬러문항과 무관"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원장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문항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경험상 어렵다고 밝혔다.
성 전 원장은 27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킬러문항은 가능한 한 배제하려고 저도 평가원장 시절 노력했다”며 “완전히 제거하기가 대단히 어려웠다는 경험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변별력을 꼽았다. 성 전 원장은 “수능이 갖고 있는 그 기능상 변별을 해야 되고 등급 간 ‘등급 컷’이 있는데 거기에 맞추려고 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 지점”이라며 “두 가지가 약간 상반되기는 (한다)”이라고 밝혔다.
성 전 원장은 교육부가 선정한 킬러문항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정답률 같은 것들이 좀 더 구체적으로 공개가 돼야 (한다)”라며 “덜렁 문항만 제시해 놓은 상태라서 그걸 동의하기가 쉽지는 않고 조금 더 분석을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교육부의 킬러문항 분류 기준인 ‘교육과정 안팎’의 경계도 모호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
성 전 원장은 “‘공교육 과정에 포함되지 않다’ 이 말은 ‘교과서에 나왔느냐 안 나왔느냐’와는 다른 얘기”라며 교육과정은 곧 학생들이 달성해야 할 성취기준이고, 그 성취 수준이 대학에서 학습할 정도인지 측정하는 시험이 수능이라고 지적했다.
교육과정 내 출제와 변별력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은 쉽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도 출연해 이른바 ‘공정 수능’ 정책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성 전 원장은 ‘킬러문항 배제’와 ‘사교육 경감’의 연관성에 대해 “지난 10년 간 통계를 보면 물수능, 불수능 등 수능 난도와 관계없이 사교육비는 꾸준히 올라갔다”며 “특히 초고난도 문항 때문에 이렇다(사교육비가 올랐다)고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고 사실적으로도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성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10월부터 2021년 2월까지 평가원장을 지낸 뒤 지난해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했으나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에게 패해 낙선했다.
[서울=뉴시스]